08 KR / FE 연습성과와발전방향
해병대령 차동길(합참 작전본부)
1. 머리말
2006년 9월 14일 한·미 양국 대통령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한국으로 전환할 것을 합의하였다.
2007년 2월 23일에는 한·미 국방장관이 2012년 4월 17일부로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우리 합참은 전작권 전환 추진기획단(TF)을 편성, 전환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연합사와 함께 연합연습을 전작권 전환의 추진동력으로 삼아 한국군주도, 미군지원하 전구작전수행을 위한 능력을 배양시켜나갈 계획으로 전환기간에 시행할 새로운 연습개념을 정립하게 되었다.
즉, 과거 RSOI / FE 연습을 KR / FE 연습1)으로 UFL 연습을 UFG2) 연습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습의 변화는 단순히 연습명칭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연습방식, 규모 등에 있어서 개념적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연합사의 전투준비태세 유지와 동시에 전작권 전환후 운용될 韓합동군 사령부와 美한국사령부의 전구작전수행능력을 배양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08 KR / FE 연습은 전작권 전환기 첫해에 최초로 실시한 새로운 개념의 연합연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특히, 합참은 한국군 주도의 공동연습3) 기반체계 구축과 한국군의 연습주도 능력배양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가지고 연습전환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 연습이었기에, 과거 연습과 달리 연습 참여규모를 확대하였고 통제단을 연합사와통합편성 운용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연습주도 능력 배양을 위해 노력하였다.
필자의 경우 연습을 준비한 주무과장으로서, 또 통합 편성된 통제단의 선임통제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였기에 경험하고 느꼈던 바를 전작권 전환대비 전환연습관점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2. 연습준비
연합연습은 전작권 전환기에 새로운 개념으로 처음 실시한 점에서 비록 연합사의 전투준비태세 유지 목적이라지만, 합참 및 연합사 한측 참모들은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연습의 의미를 더 크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한국군이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미측과 협조하였다.
합참차원에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준비했던 것은 첫째, 연습 참여규모의 확대이다. 과거 RSOI /FE 연습시 대응반 수준으로 참여했던 합참 및 군단급이 전투참모단을 운용하였는 바, 이는 전작권전환대비 전환연습을 통한 능력배양에 비중을 둔 조치로써, 한국군의 전환연습의지와 노력의 통합효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KJCCS와 CENTRIXS-K의 연동체계 구축이다. KJCCS 체계는 한국군 주도하 공동연습기반체계 구축의 핵심과제로서 전작권 전환 후 한·미가 KJCCS 중심의 지휘통제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이번 KR / FE 연습이 연동체계를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따라서 합참은 실무자부터 전 장군에 이르기까지 KJCCS 운용체계 및 운용법에 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셋째, 합참과 연합사가 연습통제단을 통합편성한 것이다. 이것은 한국군 주도능력 배양차원의 첫 걸음으로, 합참 연습훈련부 인원들이 연합사 연습처 인원들과 함께 통제단을 통합 편성하여 통제단 PDE 주기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면서, 전반적인 연습의 흐름과 통제체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넷째, 전문 사후검토관 운용이다. 합참은 전작권전환에 대비 연습사후검토 및 대항군을 전문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올해부터 예비역 장군 및 대령급의 지원을 받아 우선 5명을 선발, 계약하였으며, 향후 2년내에 추가로 6명의 사후검토관과 14명의 대항군 요원을 계약 고용할 예정이다.
합참은 올해에 계약 고용한 5명에 대해 교육 및 연합사 견학의 기회를 주어 식견을 넓히도록 하였으며, 특히 각종 계획회의 및 연합사 사후검토반을 방문하여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3. 연습실시
’08 KR / FE 연습은 3회에 걸친 위기상황조성보고회의를 통해 전쟁의 위기를 조성한 가운데 위기관리연습(CMX)4), 주요지휘관 세미나(SLS), 모의지원하 지휘소연습(CAX)5), 사후검토회의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다.
위기관리연습(CMX)은 과거의“Positive Force”개념, 즉 군사적 분야에서의 위기상황을 연습하는 래피드썬더 연습개념을 외교, 정보, 군사, 경제(DIME) 전 분야에서의 위기를 관리하는 확대된 연습개념으로, 합참을 비롯한 국방부, 연합사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숙달하는 기회가 되었다.
위기상황을 평가하고 전략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모의 MCM(군사위원회 회의)과 SCM(안보협의회의)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군 지도급 인사들의 진지하고도 필사적인 노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위기관리연습(CMX)이 종료되고 본격적으로 FTX로 실시되는 독수리연습과 연계한 미 증원부대의 시차별 부대전개의 수용, 대기, 전방이동 및 통합훈련이 실시되면서 미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되기 시작하였고, 전군적으로 44여회 이상의 대·소부대의 연합 및 합동훈련이 실시되었다.
특별히 해안유류분배체계(OPDS)6) 현지전술토의와 오하이오 핵추진잠수함 견학 및 현지전술토의는 발전된 동맹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각 구성군사 지휘관들은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격퇴하기 위한 주제로 연합 전술토의를 실시하였고, ’08 KR / FE 연습의 하이라이트인 모의지원하 지휘소연습을 하였다.
모의지원하 지휘소연습(CAX)의 핵심국면은 연합상륙작전과 공중강습, 연결작전으로서 연습기간내내 피를 말리는 전투현장에 있는 착각을 할 만큼 실전적이었다.
특히 각 구성군 사령관들의 화상회의체계(VTC)를 이용한 공조회의는 작전을 주도하는 사령관이 화상회의를 이끌어가면서 지원 사령관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전장에서는 그들의 결심에 따라 전투력이 효과적으로 운용되어 적을 압도하고, 결국 작전을 승리로 이끌어가는 모습이 매우 깊은 감명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연습과 관계없이 미군들의 함정 공개행사와 장병들의 사회봉사활동은 매우 효과적인 정보작전(IO)7)으로서 우호적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서로의 마음속에 한미동맹의 끈을 힘주어 붙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4. 연습성과 및 발전방향
’08 KR / FE 연습은 한미동맹 전력이 전쟁을 억제하고 적이 도발시 즉각 격멸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으며,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한국군의 전환연습의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계기가 되었다.
작전적·전술적 수준에서의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지만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전작권 전환에 대비 전환기 연합연습 체계 구축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 것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합사를 벤치마킹한 기반체계 구축을 위해 그들의 연습통제체계, 모의지원체계, 화상회의체계 등을 세밀히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연습통제 및 사후검토 Know-How를 축적할 수 있었다. 연합통제단 편성운용은 단순한 통제경험 이상의 연습주도능력을 배양하는 기회가 되었다.
셋째, KJCCS 중심의 연동체계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합참은 금년 초 KJCCS를 전력화하였으며 이번 연습기회를 통해 미측의 NTRIXS-K와의 연동체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금번 연습간 연동체계에 의한 한·미간 정보의 유통이 만족할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작지 않은 성과중 하나이다.
넷째, 합동성이 강화된 연합 및 합동훈련이다.
전군적으로 44여회 이상의 대·소부대 연합 및 합동훈련이 주도, 지원관계 속에서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져, 합동성 강화로 전투력의 극대화를 이루었다는 평가이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발전시켜야 할 분야가 산재해 있음을 식별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였다.
첫째, 합동군사 편성을 전제로 합참본부의 군사지휘본부 기능별 상황실 편성과 기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합동군사령부가 편성될 경우 합참군사지휘본부내 군사종합상황실이 합동군사령부에 통합 편성·운용되어야 할 것인 바, 합참본부의 군사지휘기구 편성과 예규의 재검토가 요구된다.
둘째, 합참과 연합사 한측 참모간 한시적 협의체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합참과 연합사는 상·하급 부대의 관계라고 하지만, 참모들 입장에서 보면 서로 다른 지휘아래 있기 때문에 원활한 협조체계가 요구된다.
특히, 전작권 전환의 핵심이 미측으로부터 한측으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보면, 전환기간 발전시켜야 할 여러 과제에 대해 적시적으로 협조할 수있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평시 KJCCS 중심의 업무수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군은 국방 인트라넷망 중심의 업무수행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KJCCS는 주로 작전 및 연습시에 운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습 전에 KJCCS 운용법 교육 등 별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반면미군의경우는평시CENTRIXS 중심의업무수행으로 비밀내용까지도 보안성이 보장된 가운데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무엇보다 평시 체계운용능력이숙달되어별도의교육이필요하지않다.
합참도 보안성이 보장된 KJCCS 중심의 평시업무수행체계로 발전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넷째, 한·미 지휘통제 및 모의체계의 연동체계구축이 요구된다. 합참의 합동지휘통제체계인 KJCCS와 각군의 전술 C4I 및 동맹군의 CENTRIXS -K의 연동은 물론 각 지휘통제체계와한·미 모의모델간의 연동체계, 각군의 전술 C4I 간의 연동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작전지휘 및 연합연습의 완전성을 확보하는데 기본적인 기반체계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한·미가 분리된 지휘소 운용에 따라 독립적·상호보완적 임무수행이 가능토록 PDE 주기를 설정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보완발전분야가 해결된다면 한국군의 연습주도능력은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5. 맺음말
전작권 전환기 최초로 실시된 연합연습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로 종료되었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의 의미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하여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를 식별하였다는 점이다.
이를 토대로 전환연습의 핵심인 ’08 UFG 연습을 준비하여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군은 모두가 지혜를 발휘해야하고, 또 그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간이 충분한 것도, 돈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여건이 불비한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을 지혜롭게 결정하고, 협조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충분히 계획된 시간 내에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임을 확신한다.<자료출처 : 합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