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의 이유나 목표를 설명할 때 가족이나 건강, 부, 명예 등의 기준을 제시한다. 이 조건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지만 모든 것들은 결국 ‘행복’한 삶으로 직결된다.
이러한 행복의 기준을 고려하면, 일단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선진국의 국민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작 스스로 행복하다고 답하는 비율이 높은 쪽은 선진국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50%는 성격 등의 유전자며, 나머지 50%는 생활환경, 건강, 직업, 대인관계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우리는 사소한 일에 행복하다. 어느 순간에는 커다란 것보다 작은 것에 더 크게 감동하고 행복감을 느낀다. 가령 이웃에 봉사하고 헌신할 때 더욱 보람찬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질 높은 행복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군 복무는 우리 젊은이에게 어떤 행복을 안겨 줄까?
먼저 신성한 국방의무를 이행한다는 마음의 행복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군 복무는 젊은이들이 피할 수 없는 ‘의무’이자 나라와 겨레를 위한 ‘봉사’다. 우리 사회에서 군복을 입는다는 것은 국가가 그 젊은이를 정신과 신체가 건강한 완전한 성인으로 공인함을 의미한다. 또 군 복무는 자신은 물론 부모형제, 친구, 애인 등에게도 긍지와 자랑스러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봉사와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서 마음의 행복을 구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영광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께서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아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두 번째, 배움의 기회를 갖게 하는 학습의 장으로서의 체험적 행복이다. 군인이 되면 전투 수행을 위한 체력단련, 정신력, 적성에 따른 특기 교육, 팀워크 등 개인과 조직 차원의 학습을 받으면서 전투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고 더불어 자신을 수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내무생활을 통해 대인관계, 리더십 등의 덕목뿐만 아니라 여가를 이용한 자기개발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자신이 미래를 어떻게 그려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려는 의지를 실천한다면 입대 전과 전역 후의 모습은 많이 변화될 것이다.
세 번째, 전역 후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행복이다. 흔히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한다. 군대 이야기는 술자리 단골 메뉴다. 이러한 추억거리에 재미와 멋을 덧칠하려면 현재 군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과거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있다.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풍족함에 달려 있다. 작은 것,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행복 지수는 타인을 이롭게 하는 마음과 행위로부터 출발한다. 인생사 “일체유심조”라 하듯 마음가짐이 곧 행복의 척도다. 군 복무도 다르지 않다.
군 복무는 나라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킨다는 신성한 의무이므로 대한민국의 젊은이로서 으뜸 되는 마음의 행복이 아닐까? 내 옆에 전우가 있고 지켜야 할 대상이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일을 하는 자체로 행복을 찾고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군 복무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이영주 준장·해병대사령부 기획관리부장> 2008년 3월28일 국방일보자
현재는 해병대1사단장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