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고 슬펐던 대방동 여정

 

 

임종린.jpg

임종린(20대 해병대사령관)

 

대방동에 해 떨어지고

가로등에 불 밝혀지면

바쁜 행렬은 붐비기만 했었다

 

신바람 몰고 온 길거리는

네온사인 반짝이며

황홀한 불빛으로 쌓였지만

휘청거리는 팔각 모 사나이

해 저물면 어둡기만 했던 

괴롭고 슬펐던 신작로의 추억들

목마름 추기는 대폿집에서는

집 잃은 나그네들 모여 앉아

한탄 섞인 푸념만 내뱉었다

 

세월 속에 퇴색된 빛난 전통과 역사

여정의 숨결은 김 빠진 맥주처럼

힘 되어 솟지 않아 점점 식어갔고

구수한 대방동 블루스가

거리에 흘러 퍼지면

세월의 무상함도 잊은 채

콧노래 부르며 대방동의 밤 지새며

혹시나 밝아 올 내일을 애타게 기다렸다

 

보금자리 잃고 방황했던 20년간 대방동여정

누구 잘못인지 삽시간에 판도라의 상자로 변해

바보도 아니면서 바보짓을 해야 했고

조직력과 단결력이 허물어지기에 이르렀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괴롭고 슬펐던 대방동여정

어떻게 보면 몸서리쳐서 생각조차 하기 싫어지지만

잊어서는 안될 뼈 속에 사무치는 기억해야 할 여정이니

빨간 명찰 달고 팔각 모 같이 썼던 해병대전우들이여!

우리 다같이 똘똘 뭉쳐서 다시는 그와 같은 괴로웠던 여정을

걸어가지 않도록 뭉치고 단결 더더욱 모군 해병대를 사랑하자.    

  • 슈퍼맨 2010.10.11 20:56

    해병대해체의 아픔을 잊지말고 단결하자는 임종린 전사령관님의 해병대사랑이 돋보이는 시(詩)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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