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국방광장-해병대, 연평도 대응작전은 군사교과서이자 감동 드라마
포탄이 빗발치고 화염에 쌓인 긴박한 상황속에서 K9 자주포와 함께 용감히 싸웠던 해병대 영웅들 확인 / 국방일보 2012.11.19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의 일원으로 며칠 전 헬기를 타고 연평도에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민방위정책자문위원으로 백령도에 다녀온 바 있다. 이번 연평도 방문을 통해 국가위기관리법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미래의 청년장교를 양성하는 군사학과 교수로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
연평도는 편서풍과 해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중 해무 없는 쾌청한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필자 일행이 방문한 날은 매우 쾌청한 날씨를 선물 받았다. 연평부대에서 포격 당시의 상황과 세계 최강인 우리 해병대의 신속한 대응작전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관측소로 이동해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한 북한의 발사 추정지도 봤다. 맑은 날씨 덕분에 개머리를 비롯해 무도, 해주항 입구의 섬들이 한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NLL 북쪽에서 유유히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도 눈에 띄었다.
이어서 포격사건 당시 실제 대응에 나섰던 해병대 포대를 방문했다. 포탄이 빗발치고 화염에 쌓인 긴박한 상황 속에서 K9 자주포와 함께 용감히 싸웠던 해병대 영웅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해병대의 대응작전은 가장 리얼한 군사학 종합 교과서이면서도 전 세계인을 감동케 한 드라마였다. 마지막으로 찾은 현대식 주민 대피소는 주민 안전에 대한 믿음을 줬다.
지난해 백령도에 이은 이번 연평도 방문을 통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첫째,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는 ‘세계평화의 교두보’이고 NLL은 ‘세계평화의 방어선’이라는 것이다. 백령도에서부터 연평도·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서해 5도와 NLL은 해주항과 개머리 등 북한 육·해·공군기지로부터 자행 될 수 있는 모험적 군사도발을 억제하고 타격하는 최전선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수호는 물론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보루다.
둘째, 세계 최강 우리 장병들의 해전과 상륙전·포병전에서 군사작전학의 실전 교과서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연평도는 장병 군사교육과 국민 안보교육의 도량으로 잘 활용돼야 한다.
셋째, K9 자주포를 비롯한 우리 군의 첨단무기체계를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방비 상태에서 기습 포격을 받은 직후 13분 만에 대응 타격에 나서 성공리에 북한 포병을 무력화시킨 세계적 명품 국산 K9 자주포는 아무리 자랑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평도는 우리의 글로벌 방산업체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원동력이다.
넷째, 연평도는 주민보호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의 실전장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국가위기관리 측면에서 분석하면 비상대비자원관리법상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이고, 통합방위법상 통합방위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아울러 민방위기본법상으로는 민방위사태가 발생한 것이며, 포탄에 의한 산불 재난상황도 발생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연평도 포격도발 2주년을 맞아 우리의 선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이 포격 당시에 정상적으로 작동됐는지 민·관·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이 있으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과중한 업무에 쫓기는 실무자보다 오히려 타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신선한 개선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국방부장관의 이야기가 귓가에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