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연평도! / 조선일보 사외칼럼

 

연평도 포격은 정보 부족한데다 전투 의지 없어서 우리가 당한 것…
北 다시 도발하면 함정과 전투기로 즉각 응징해야… 국론 분열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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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연 前 해군작전사령관
1941년 12월 7일 일본 연합 함대의 항공모함 탑재기들은 미국 태평양함대 기지인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일본 대본영의 전쟁 지휘부는 태평양함대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 복구하는 데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오판이었다. 새로 부임한 니미츠 태평양함대 사령관과 해군 장병은 6개월 만에 기지를 복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은 '리멤버 펄 하버!(진주만을 기억하라)'를 외치며 단결해 일본과 벌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대낮에 포탄 170발을 연평도에 쏟아부었다. 졸지에 포격을 당한 연평도는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전사하였으며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많은 부상자가 생겼다. 가옥도 많이 파괴됐다. 연평도는 섬 전체가 불타고 주민들은 연평도를 탈출하는 엑소더스의 현장이 되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6·25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북한이 포를 쏜 첫 사건이었다. 연평도 포격 8개월 전 우리는 천안함 폭침으로 국가 안보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대책을 강구하는 등 개선책에 고심하고 있었다. 천안함 폭침 이후 우리 군은 적(敵)이 대한민국의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이라도 건드리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적이 도발하면 백배 천배 응징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적이 연평도를 포격할 때 현장의 해병대 포대 요원들만 안간힘을 썼을 뿐 군은 침묵했다. 긴급 출격한 공군 전투기는 적의 포진지를 구경만 하고 돌아와야 했다. 확전을 두려워한 지휘부가 공격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연평도 포격은 합동성이나 교전 규칙이 잘못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다. 북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했고 공격을 받고도 응징하려는 전투 의지가 없어서 당한 것이다. 아무리 연평도에 우수한 화력과 장비가 준비되었다 해도 섬에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안포 수천 발과 미사일을 갖추고 있는 북한 본토에 연평도에서 대응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력이 획기적으로 증강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연평도에 배치된 화력은 초전 대응을 하는 데 효력이 있을 뿐이다. 이제라도 적이 연평도를 다시 도발하면 주변 해역의 해군 함정과 공군 전투기로 즉각적인 응징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저들은 재도발을 못 한다.

북한은 휴전협정 후 지금까지 NLL을 무력화하려고 수상·수중·공중을 이용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왔다. 수상으로 NLL을 무력화하려 한 것이 제1·2 연평해전이고, 수중으로 무력화하려 한 것이 천안함 어뢰 공격이었으며, NLL을 넘어 공중으로 포를 날린 것이 연평도 포격이었다. 적은 NLL을 무력화하려고 모든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NLL이 영토선이니 아니니 싸우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군의 통수권자가 돼야 할 대선 후보들마저 NLL을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미국 국민은 '리멤버 펄 하버'를 외치며 국론을 집결하였는데 우리는 '리멤버 연평도'는커녕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서해의 백령도와 연평도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천혜의 섬이다. 서해를 지키는 불침(不沈)전함과 같다. 북한에는 목에 걸린 가시다. 백령도와 연평도가 없으면 NLL도 지킬 수 없고 서울과 경기도는 순식간에 적에게 내주게 된다. 혹자는 서해에 남북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서 평화를 정착시키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북한이 NLL을 인정한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북이 NLL을 인정하고 상호 신뢰가 쌓이면 실행할 수 있다. 연평도 피격 2주년을 맞아 우리는 국론을 재결집해야 한다. '리멤버 연평도!(연평도를 기억하라)'의 구호 아래 다시는 이 땅과 바다가 적의 도발로 더럽히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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