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전문가 계 동 혁
해병 중의 해병으로 평가받으며 향후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갖춘 대한민국 해병대. 그들은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첨병이자 최후의 보루다.
PC방, 프로게이머, e-sport 탄생의 촉매이자 이미10년 이상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1998)의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는 바로 마린(marine), 해병이다. 에일리언 2(Aliens·1986)에서 연락이 두절된 식민지 행성에 강하, 구조 활동을 펼치고 우주괴물과 싸우는 미래병사들 역시 스페이스 마린(space marine), 해병이다. 게임이 나 영화 등 대중문화에 투영된 해병의 모습은 이처럼 강인하고 믿음직한 군인이다. 해병은 거친 바다를 활동무대로 삼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이며 어떠한 적과 맞서 싸워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전사들이다.
병법(兵法) 중 등‘뒤에는 강물이, 앞에는 성난 적이 있어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병사들로 하여금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처럼 사생결단의 정신으로 싸움에 임하게 만드는 극단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사기(史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나오는 배수진(背水陣)인데 물(水)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보통 어떤 일이든 결사적인 각오로 임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상륙작전, 특히 상륙돌격을 주 임무로 하는 해병대(海兵隊)는 언제나 물을 등지고 적과 맞서 싸운다. 적의 해안 방어선을 뚫고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적에 게 몰살당하거나 물귀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병대가 유난히 남다른 정신력과 단결력, 충성심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해병대 고유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해병은 지형의 제약을 받지 않고 바다와 육지에서 전천후 전투임무 수행이 가능한 훈련된 전투원 또는 병과를 뜻하며, 해병대는 그 부대를 지칭한다. 과거 해병대는 다양한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 적의 배후를 급습하고 전쟁의 국면을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항상 선봉에서 전쟁에 승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러한 사례는 가깝게는 이라크전쟁(2003년) 당시 활약한 미해병대부터 멀리는 한국전쟁(1950년) 당시 혁혁한 전공을 세운 국군 해병1사단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가전략 기동군으로서의 독립된 작전능력을 갖춘 해병대의 역할과 임무는 급변하는 안보환경으로 인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정예화된 해병대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 비해 제대로 된 해병대를 육성하고 운용하는 국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완벽한 상륙작전능력을 갖춘 해병대 역시 손에 꼽을 정도다. 때문에 강력한 해병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의 전쟁억지력뿐만 아니라 유사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대응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칙적으로 해병대는 해군에 소속되어 상륙작전을 수행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해병대를 해군으로부터 독립시켜 운영하기도 한다. 해병대의 임무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독립된 군으로 존재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해병대의 진정한 가치는 바다가 아닌 상륙 후 적진에서 발휘되며 실제로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미 해병대는 행정상으로만 미해군에 소속된 독립적인 군대다.
성공에 대한 격언 중‘해병처럼 생각하고 해병처럼 행동하라’는 말이 있다. 해병은 상급자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해병은 개개인으로도 우수하지만 해병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여주는 남다른 단결력과 충성심 또한 해병만의 특징이자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이러한 해병의 특징은 해병대가 작지만 강력한 군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21세기를 맞아 해병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요구는 해병으로 하여금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해병대의 상륙돌격 능력은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항공 전력을 더해 스스로 날개를 갖춘 해병대는 육·해·공 입체작전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그 역할과 임무 역시 더욱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하드웨어적 변화 못지않게 해병 스스로의 변화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성공 모델로 해병과 해병대 정신을 손꼽는 이유가 단순히 해병이 멋있기 때문은 아니다.
해병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병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해병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가 해병을 주목하고 해병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