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3.05.27 00:29 / 수정 2013.05.27 00:29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골든슈는 인근 대형마트와의 차별화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신발 전문 점포다. 골든슈에 들어가 보면 일단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진열된 신발들을 보고 놀라게 된다. 신발백화점이라는 ‘부제(副題)’가 전혀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흔히 별다른 특징 없이 잡다하게 나열돼 있는 경우를 일컬어 ‘백화점식’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가게에 무슨 특징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바로 거기에 성공 비결이 숨어 있다.
골든슈도 대형마트가 들어섰을 때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판매 전략을 분석하면서 다품종·소량 저가판매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를 역이용한 게 주효했다. 그 결과 소위 브랜드 신발을 줄이고 대신 특정 계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 판매로 전환했고, 이 전략이 통하면서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보다 매출이 오히려 많게는 30%까지 늘어났다.
골든슈만이 갖고 있는 또 다른 강점은 사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백광복 대표가 직접 최고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사업의 노하우를 몸으로 배우고 터득했다는 것이다. 상품 진열 방식, 친근한 인사법, 고객 대화술 등 세세한 사안까지 점포 운영에 도움이 되는 모든 사안을 이런 방식으로 벤치마킹했다.
백 대표와 그의 부인이 각자의 장점을 발휘하고 이를 조화시켜 매출 증대로 연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다. 백 대표 부인의 경우 친절한 응대를 통해 권유 상품의 구매 성공률 및 재구매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백 대표 자신은 해병대 출신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충성 거수경례’로 고객을 맞이한다. 가게를 찾는 고객에게는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