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동 민 “조기를 담뿍 잡아 기폭을 올리고/온다던 그 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부르면/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 이미자 씨가 부른 ‘눈물의 연평도’ 가사다. 애달픈 사연을 지닌 연평도. 그러나 이제 속살을 캐 먹고 살던 여인들마저 모두 그 섬을 떠났다. 방사포 포탄에 불타고 찌그러진 해병의 철모와 새까맣게 그을린 전투복. 무너진 가옥들. 기역자로 부러진 전신주. 조각난 유리 파편. 전기도 통신망도 다 끊긴 유령의 섬에서 적의 포탄에 스러져 간 두 병사의 영혼을 지키는 촛불만이 눈물의 연평도를 지키고 있었다.
경기대 문예창작과 교수 문학박사
“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온 국민이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해병인 네가 자랑스럽다. 먼 훗날 조국을 위해 당당히 싸웠노라고 추억의 일기장에 기록하렴!”
“청춘을 조국에 바친 해병 전우여! 선배로서 당신 앞에 죄인 되어 할 말이 없습니다. 적의 무고함이 참으로 안타깝고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해병은 죽어서 다시 태어나도 해병이다. 추호도 눈물을 보이지 마라 해병이여! 해병이 쓰러지면 조국은 없다. 죽음으로 명예를 지킨 전우 이름 세 글자를 비통한 마음으로 연평도에 새기자”
“해병대 아저씨, 고맙습니다. 우리나라를 지켰으니 천국에 갈 거예요”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그대들은 진정한 영웅입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미니홈피와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안타까운 마음을 적은 사연들이 줄을 이었다.
존 켈리(John Kelly) 미 해병 중장 역시 최근 아프간전에서 둘째 아들을 잃었다. 아들 로버트 중위를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으면서 그는 이런 말을 남긴다. “비록 제 아들은 여기에 묻히지만 이 순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적과 싸우고 있는 제 아들의 소대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제 아들을 추모해 주기보다는 적과 싸우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경의를 표해 주십시오!”라고.
군인은 명예와 전통을 위해 싸운다. 명예는 전투에서의 승리로 얻을 수 있고, 전통은 승리의 영광으로 이어진다. 승리의 역사는 잊을 수 있어도 패배의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수난의 역사를 잊으면 그 수난은 또 다시 반복되기 때문이다.
군인의 충성은 국민에 대한 사랑과 보답의 정성으로부터 샘솟는다. 눈물의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정녕 조국의 앞날에 영광을 약속하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충성의 은하대’로 새로운 지평의 장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빗발치는 적의 포탄을 무릅쓰고 끝까지 방아쇠를 당겼던 해병 장병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마지막 순간까지 포대를 지키다 다리마저 잃어버린 병사의 눈물겨운 투혼을 군인에게 보내는 국민의 추모와 애도로 보상하자. 방사화염에 터전을 잃은 연평도 주민의 통곡 소리를 두 전우의 고귀한 희생의 장송곡으로 덮자.1211sd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