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77.jpg
김태준

국방대 명예교수

북한은 지난달 23일 해안 포와 방사포로 연평도에 무차별 공격을 했다. 이 때문에 민간인 2명과 해병대원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옥 수십 채가 불탔다. 피격 13분이 지난 뒤부터 우리 해병대는 K-9 자주포로 대응했다. 북한은 승리를 자축한다는 소문과 함께 추가적 도발 위협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보다 ‘대응시간 13분’이 너무 늦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병법의 기본과 전쟁에서 마찰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지적이다.

 손자병법의 군형(軍形) 편에 ‘석지선전자 선위불가승 이대적지가승(昔之善戰者 先爲不可勝 以待敵之可勝)’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용병을 잘하는 장수는 먼저 적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만전의 태세를 갖추고, 승리할 기회를 기다린다”는 의미다. 만전의 태세라는 것은 전력(수단)과 전략(방법)에 관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수단은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주로 국가의 역할이며, 방법은 국군통수권자로부터 야전 지휘관의 능력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K-9 자주포는 혼자 조작하는 소총이 아니다. 먼저 사격명령을 받고, 수백 개의 기계와 전자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대포병 탐지레이더로부터 정확한 표적정보를 받아야 하며, 포를 발사하기 위해서도 여러 명의 협력이 필요하다. 피격당한 전투상황과 평시상황은 다르다. 갑자기 북한의 피격을 받아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해병 장병은 동요하지 않고 북한의 1차 포격이 끝날 때까지 사격 준비를 하고, 명령이 떨어진 뒤 즉각 반격함으로써 북한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열세한 전력과 피습을 당한 불리한 조건과 위험을 무릅쓰고 행한 그들의 영웅적 행위를 존경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현장을 방문한 샤프 주한미군사령관도 “해병대의 즉각적 대응 덕분에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해병 장병은 수도권 서측을 방위하기 위해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배수진을 치고 북한의 위협을 몸으로 막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게 충분한 지원은 못 하면서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다. 서해에 배치된 전체 북한의 포는 약 1000문이며, 연평도를 위협하는 포만도 100문에 해당한다. 우리의 K-9 자주포는 연평도에 6문이며, 백령도를 합하더라도 고작 12문에 불과하고 병력도 북한의 4군단은 몇만 명인데 반해 우리 해병은 5000명에 불과하다. 아울러 북한은 해안포대가 전부 동굴진지 속에 있어 필요시 나와서 쏘고 숨기 때문에 K-9 자주포로서는 반격이 어렵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열세한 전력을 보강하고 망가진 전략을 수리해 만전의 태세를 유지토록 하고 따스한 격려를 통해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다. <국방일보 2010.12.3>


  1. No Image

    향수<遺稿詩> - 이인호

    향수<遺稿詩> 故 소령 이인호 10월이 오면 가랑잎 지는 곳 嶺넘어 그 마을 알뜰한 삶 위해 잊으려 잊으려 해도 못내 이겨 피겨 '노스탈쟈' 오늘도 푸른 하늘 흐르는 구름따라 그리움은 이네 붉은 감빛을 찾아
    Date2010.12.26 Views2906
    Read More
  2. No Image

    온갖 명예는 해병의 것

    온갖 명예는 해병의 것 이비림 '하노이'로 가는 단선 철로의 두꺼운 녹을 닦아내 폭열하는 태양 속의 거울로 있게 하라 투이호아 미레 마을에서 내게 마지막 신호를 던지며 仁鎬- 그런 눈부시는 얼굴로 남게 하라 毒...
    Date2010.12.26 Views2690
    Read More
  3. No Image

    讚! 청룡부대에 부침

    讚! 청룡부대에 부침 박화목(시인) 남십자성이 반짝이는 만리이역 밤하늘 아래 오늘도 밀림의 탐색전을 마치고 잠시 안식을 취하는 그대들 청룡의 용사. 용감한 사나이들의 묵직한 그림자들이 허물어진 성벽을 기대고...
    Date2010.12.26 Views2798
    Read More
  4. No Image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 박광남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사천강 및 장단지구 전투의 해병이여- 박광남(시인, 예비역 해병 소령) 그 사람이 살아 있음을 나는 안다 저 강물이 흘러 천년의 세월을 삭이는 아직도 광야에 비친 자욱한 포연 찢어진 군복...
    Date2010.12.26 Views2833
    Read More
  5. No Image

    그대에게 맡겨진 조국

    그대에게 맡겨진 조국 박경석(예비역 육군준장, 시인) 그대에게 맡겨진 조국 오 그 이름 자랑스러운 대한 해병대 불꽃 튀는 애국심으로 젊음 모아 힘찬 출발을 시작한지 어언 반세기 찬연히 이룩한 오늘의 영광은 세...
    Date2010.12.26 Views2936
    Read More
  6. No Image

    우리 해병 사막을 넘는다 - 모윤숙

    우리 해병 사막을 넘는다 --- 청룡부대에의 헌시 --- 모윤숙 모래 바람이 미쳐 날뛴다 시새섞인 황풍에 감긴다 우암찬 정글 거만한 산악 고리라가 머리를 기웃거리고 징그러운 독사가 서식하는 고향 호수는 검푸른 둘...
    Date2010.12.26 Views2791
    Read More
  7. No Image

    국방 119

    명승희 군자의 나라 동녘땅에 아침이슬 듬뿍 머금고 찬란히도 피였구나. 국방119여 고결한 멋이여 님의 자태여 여인의 옷자락 감고 감아 맴돌고 맴돌듯 수줍게 피었구나 오! 그 향취 삼천리에 드높구나, 영원히 피어...
    Date2010.12.26 Views3680
    Read More
  8. 연평해병수기 - 이정환 천자칼럼

    개마고원에 있는 장진호(長津湖)는 겨울엔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지역이다. 6 · 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장진호까지 진격했던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후퇴했던 때가 11,12월이다. ...
    Date2010.12.19 Views2756
    Read More
  9. 귀신 잡는 해병…그들은 강했다

    신창대 중령 육군35사단초사에서 굴원은 ‘신목자필탄관(新沐者必彈冠), 신욕자필진의(新浴者必振衣)’라 했다. ‘머리를 감은 자는 갓을 쓰기 전 갓의 먼지부터 떨고 쓰고, 목욕을 한 자는 옷을 입기 전 옷의 먼지부터 ...
    Date2010.12.19 Views2514
    Read More
  10. 서해 해병대는 억제전략의 시발점

    김태준 한반도 안보문제연구소장 손자는 아군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전쟁을 준비하는 오사(五事 : 道天地將法)를 제시했다. 이중에서 지(地)는 지리(地利)에 관한 방책을 제공한다. 좁은 수로라는 지리적 이점을 잘...
    Date2010.12.17 Views3089
    Read More
  11. No Image

    해병대와 ‘육두문자’

    이용우 토론토 통신원 칼럼 해병대원에게는 ‘곤조’(根性-근성)라는 게 있다. 평소엔 온순한 듯하지만 한번 성깔이 나면 무섭게 돌변한다. 특히 먼저 얻어터지고 나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는다. 그 몇 배로 되갚아 준다...
    Date2010.12.11 Views2019
    Read More
  12. 연평도포격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메시지

    김시정소령(해군1함대) 이 사진은 지난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해 지금까지 각종 언론매체에서 가장 많이 게재한 대표적인 사진 중의 하나다. 이 사진이 이 같은 대표성을 띠는 것은 포탄 파편이 튀고 불길이 번지는 ...
    Date2010.12.09 Views2661
    Read More
  13. 해병대의 특수목적軍 역할 강화 방안

    김종하 /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군사학 2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육군과 해군에서 특전사와 해병대를 각각 차출해 새로운 부대를 만들어 4군(軍)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해병대를 별도의...
    Date2010.12.03 Views2647
    Read More
  14. No Image

    [사설] 전략부대 전제조건은 해병대 독립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해병대를 국가전략기동부대로 육성하는 방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강화해 기존 임무 외에 신속대응군 역할을 부여, 북한 급변사태 때 다목적 기동타격 임무를...
    Date2010.12.03 Views2537
    Read More
  15. 용감하게 대응한 자랑스러운 해병

    김태준 국방대 명예교수 북한은 지난달 23일 해안 포와 방사포로 연평도에 무차별 공격을 했다. 이 때문에 민간인 2명과 해병대원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옥 수십 채가 불탔다. 피격 13분이 지난 뒤...
    Date2010.12.03 Views204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