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정소령(해군1함대)
이 사진은 지난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해 지금까지 각종 언론매체에서 가장 많이 게재한 대표적인 사진 중의 하나다. 이 사진이 이 같은 대표성을 띠는 것은 포탄 파편이 튀고 불길이 번지는 당시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대원의 참군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 사진이 그러한 대표성 이면에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또 다른 메시지가 있음을 말하고 싶다.
첫째, 자욱한 포연과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K-9 자주포 위에서 의연히 대응포격 준비에 나서는 사진 속 해병대원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영원한 해병’인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용감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적의 극악무도한 포격에 조국을 위해 산화했지만 그들 역시 살아생전 그토록 염원하면서 저 사진 속 해병대원이고 싶었을 것이다.
둘째,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이번엔 그 수위를 높여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포격해 우리 군 장병과 민간인을 살상한 비열하고도 비양심적인 북한의 실상과 잔인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즉, 비록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하지만 저들의 이중적인 대남정책의 실체를 재확인시켜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정일 독재체제의 비상식적인 군사책동이 어떤 형태로 대한민국에 자행되는지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에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과 군의 정신무장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셋째, 군복을 입고 있는 우리에게 ‘존재 이유와 그 존재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군인으로서의 진정한 자세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깨닫게 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생도 식당에는 ‘포연탄우 생사 간에도 부하를 지휘할 수 있는가!’라는 문구의 대형 동판이 걸려 있다. 그 동판 속 ‘포연탄우’란 바로 이 사진 속 모습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전장의 두려움과 혼돈 속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용기와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는 군인정신이란, 적 포격 속에서도 죽음의 두려움과 맞서 대응포격 준비를 하고 있는 사진 속 해병대원의 해병정신이 아니겠는가?
넷째, 이 사진은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말하고 있다. 즉, 북한의 포격도발을 직시하면서 이번 사건의 성격을 명확히 인식하고, 강력한 보복응징 태세를 재확립해 북한이 다시는 이 같은 도발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해야 함과 더불어, 제2의 서 하사와 문 일병을 잃는 불행한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함을 우리에게 말없이 전하고 있다. <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