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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한반도 안보문제연구소장

 

 손자는 아군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전쟁을 준비하는 오사(五事 : 道天地將法)를 제시했다. 이중에서 지(地)는 지리(地利)에 관한 방책을 제공한다. 좁은 수로라는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한 전략가가 이순신 장군이다. 서해 5도는 우리가 보복시, 최근접 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하기에 북한의 목을 겨누는 비수에 해당하지만 방어시에는 북한 공격을 가장 먼저 받는 경보기지다.

그래서 남북한 모두 공격과 방어시 반드시 고려할 지점이 서해 5도다. 전략적 가치를 인식한 북한이 서해 5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략가치를 활용하지 못했다.

전략적 운용 관점에 따라 서해 5도는 북한 전력 분산을 강요하면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도서다.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북한 공격을 몸으로 막는 표적이 될 뿐이다.

 북한은 국지도발을 선호한다. 전면전으로 가면 절대권력을 포기해야 할 상황인데 독재자가 그 좋은 절대권력을 포기하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를 택하겠는가. 굳건한 한미동맹이 존재하고 한국의 군사력도 만만치 않다. 중국도 전면전을 꺼리고 패륜아로 낙인찍힌 북한이 국제사회에 발붙일 여지도 없다. 그동안 북한은 국지도발을 통해 위기를 조장하면서 남한을 겁쟁이로 만들 치킨게임을 즐겼다.

 앞으로도 북한은 3대세습 안착과 내부체제 단속을 위해 긴장이 필요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해 종북세력의 이간책도 활개를 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왜 국지도발만을 일삼는지에 대한 북한 전략을 깊이 헤아릴 필요가 있다.

 해병대의 전략적 가치는 상륙돌격이다. 기습남침을 통해 다 이겨 놓은 한국전쟁에서 김일성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패주한 원인이 인천상륙작전이다. 그래서 북한은 이후부터 미군 철수를 주장했고 지금도 해병대의 서해도서 배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북한의 심장을 찌를 수 있는 서해도서와 해병대를 동시에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전략이다. 우리가 충분한 해병 병력과 첨단무기를 배치해 기습상륙과 북한 중심부에 타격할 수 있다면, 북한은 엄청난 방어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는 억제전략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은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하지만 전쟁은 싫어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한국안보가 흔들리는 기로의 순간이기에 국가지도자의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 자유와 평화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 이미지는 한순간에 형성되지 않기에 이스라엘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상당한 희생을 감수했다.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시 진주만 공격과 9·11테러를 당하자 즉각 보복을 감행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이제 우리에겐 아픔을 견딜 수 있는 용기와 적당히 타협하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념이 필요하다.

<tjkim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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