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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대 중령
육군35사단
초사에서 굴원은 ‘신목자필탄관(新沐者必彈冠), 신욕자필진의(新浴者必振衣)’라 했다. ‘머리를 감은 자는 갓을 쓰기 전 갓의 먼지부터 떨고 쓰고, 목욕을 한 자는 옷을 입기 전 옷의 먼지부터 떨고 입는다’는 뜻으로 ‘자신이 아무리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몸을 정갈히 하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는 과거 선비들의 강직한 기개를 강조했다. 즉, 불타협 현실주의를 뜻한다. 우리 선배들이 이러했다.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과 함께 운명한 이승복. 몸으로 전차를 상대하며 싸웠던 육탄 용사들. 모두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와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선배 전우다.

 최근 북의 연평도 포격도발에서도 우리는 기습적인 도발에 당당하게 맞서는 강직한 해병대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여타의 사람들은 군의 대응을 소극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한 해병대는 최선을 다해 싸웠다. 언론에서는 뒤늦게 헌신적인 해병대의 전투 모습을 국민에게 공개했다. 폭염과 포성의 공포감도 있었을 텐데 차분하게 전차의 해치 뚜껑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대응사격을 한 것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애국애족의 정신을 실천한 것이다.

 북의 이중성은 과거나 현재나 변함이 없다. 기습적인 도발에 사과는커녕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자는 말로 우리를 희롱하고, 남한이 먼저 도발했다는 적반하장의 발언들로 국민의 멍울진 가슴에 아픔만 가중시켰다. 전형적인 화전 양면전략전술이다. 당연히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의 숙명사업이다. 하지만, 북은 불리할 때 내세우는 대남 협상카드다. 가끔 TV 프로그램에 명절날 차례 상을 손수 준비하고 철책선 앞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찾으며 울부짖는 사람들이 나온다. 마음이 아파 같이 눈물을 흘리며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러한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장난만 치고 전쟁준비에만 혈안이 돼 주민의 생존에 무관심한 김정일은 분명히 북한 주민을 위한 우두머리가 될 수 없다.

 세습체제 구축을 위해 김정은이 ‘포병 전문가다. 최신형 GPS 좌표를 만들었다’라고 선전하는 북의 방송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군 생활은커녕 27세의 나이로 유학생활만 한 그가 군사지식을 획득할 시간이나 있었을까? 20년 군 생활을 하는 나도 군사전문가가 되기 위한 수양이 필요한 입장이다. 허위와 거짓선전으로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북한은 우리 군의 강직한 기개 앞에서 분명 고개를 숙이게 될 것이다.

 강한 군대,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연평도 해병대의 포성과 함성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해병대의 강인한 모습에 오늘도 나는 두 주먹 불끈 쥐고, 전투화 끈을 고쳐 맨다. <국방일보 기고 / 2010.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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