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병 사막을 넘는다 --- 청룡부대에의 헌시 --- |
모윤숙
모래 바람이 미쳐 날뛴다
시새섞인 황풍에 감긴다
우암찬 정글 거만한 산악
고리라가 머리를 기웃거리고
징그러운 독사가 서식하는 고향
호수는 검푸른 둘레
엎듸어 우굴거리는 악어의 등어리를
아아- 소름끼치는 태고의 웅뎅이
몇 만년이 되었을까?
이 광막한 모래사막에
해병대 우리 아들들이
손을 들고 와-하며 몰려온다
반가워라 울먹이며 목을 껴안는다
포성은 쾅쾅 천지를 울리는데
모래수렁에 빠져 엎치락 뒷치락
치마자락에 휘감겨 엄마라고 껴안는다
베트콩이 날치던 골짜기
바로 며칠전 우리 해병대의 진격으로
산넘어로 도망친 이 베트콩의 모래수렁에서
우리 모두 어깨를 마주하고
통곡하며 노래하며 춤춘다
총은 억세게 벅차지만
내 조국의 아들들은
이웃나라의 번영과 행복을 건설하러
우리 병사 피흘리며 사막을 간다
곯어오르는 바다를 헤엄치며
불꽃이는 정글 가시숲을
달리고 뛰는 해병의 억센 고함
무한한 동남아의 들판에
우리 해병대 태극기 메고
달아나는 적을 몰아 사막을 넘는다
<1966년 1월 7일 베트남. 캄란전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