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사나이 --- 해병대 창설 51주년 축시 --- |
임종린(제20대 해병대사령관, 시인)
1.
겨울동안 쌓였던
잔설(殘雪)이 녹는 4월이 오면
창가에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이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대지의 훈기(薰氣)가
새로운 봄을 몰고 온다.
이 자연의 섭리(攝理)는
신(神)과의 약속이며
시련과 고통을 털어 버리는
새로운 삶을 위한 준비 명령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골에서 천자봉 정기 입고
4월의 훈기 받으며
조국의 수호신으로 태어난 해병대다.
또한,
우리는 도솔산에서 같이 싸웠고
김일성고지에서 함성을 질렀고
월남의 정글을 같이 누볐으며
동백아가씨를 부르면서
향수에 젖어 눈물 흘리던
4월의 사나이다.
화랑 담배 한 개피도
전 소대원이 같이 빨며
정말,
정으로 뭉쳤던
단결, 충성, 복종 잘하던 해병대 정신, 기질!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상승불패(常勝佛敗)의 기적을 남긴
4월의 사나이다.
4월이 오면
왜 이렇게도
그때가 아쉬워지며 생각나는지?
그때 그시절
우리 모두 '같이'하는 해병대로 돌아가
사랑의 축배를 나누자.
2.
1994년 4월 6일
우리는,
제2덕산시대 개막으로
벅찬 가슴과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로
흥분된 순간을 맞아
충성과 호국의 요람인 신(新)사령부 입주식을 통해
무한한 영광과 긍지와 함께
책임의 무거움을 느낀다.
아무 철모르는
어린 개구장이가
고향과 부모님의 따뜻한 품을 떠나
오랜 세월동안 타향살이 끝에
한 사람의 성인이 되어서
그립고도 고마운 고향을 되찾아온
그 감회처럼...,
20년 만에 다시 찾게 된
이 보람과 은혜는 잊을 수 없기에...
우리 모두
해병대를 위하여, 나라를 사랑하며
열과 성을 다함으로서
기필코 이 은혜에 보답할 것을
굳게 다짐하자.
이제
4월의 사나이는
쉰 한 살의 성숙된 장년으로 자랐다.
짧은 인생은
시간을 낭비하면
더욱더 짧아진다.
보다 나은
해병대의 이정표를 향해
나와 너가 아닌 우리가 되어
다같이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남은 시간의 갈무리에
생활의 지혜를 쏟으면서
힘차게 힘차게 해병대 노래를 부르자.
우리 해병대의 달
4월이 가기전에!
출전 : <월간 국방119> 2000년 4월호, p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