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_201511110400255490.jpg

 이해승 / 예비역 해병준장


해병대에서 31년8개월간 근무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정신이었다. “싸워 이겨야 한다”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한다” “불가능은 없다” 등등이 늘 나와 함께했던 정신이었다. 지금도 31년 전 함께 근무했던 소대원들을 만나고 있다. 옛 소대원들은 현역 때 정신을 아직도 간직하며 살아가는 영원한 해병들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적에 의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었다. 그러나 지원율은 더욱 높아지고, 해병대를 향한 젊은이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훈병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꿔보고 싶은 욕망에 해병대를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성취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는 나의 끊임없는 화두였다.

 교육훈련단장으로서 훈병교육에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는 강인한 전사를 육성하는 것이며, 둘째는 민주시민으로 육성하고, 마지막으로 골수 해병대로 키운다는 것이었다. 강인한 전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철저한 교육훈련이 필요하고, 사람의 정신을 단련하는 데 육체적인 훈련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강한 훈련을 시키며 군인정신뿐만 아니라 민주시민의식, 해병대 정신도 같이 배양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시민의식과 해병정신 함양을 위해서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란 옛 선조들의 가르침을 따랐다.

훈병교육 6주 동안 주별로 ‘극기주’ ‘명예주’같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좋은 글귀를 선정해 하루에 수십 번 목이 터져라 복창하게 했다. 6주 동안 60여 개의 명언을 암기·복창하며, 또한 모든 행동에 적용·실천함으로써 신념화시켜 나갔다. 더 나아가 눈만 뜨면 볼 수 있도록 훈련소 전 지역을 훈병들이 암송하는 글귀로 도배하고, 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식사나 교육 때 끊임없이 듣고 보게 했다. 특히, 군 생활뿐만 아니라 전역 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정신자세를 교육하는 민주시민의식 배양은 개개인의 미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훈련소 신병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민간인에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군인으로, 민주시민으로, 또한 영원한 해병으로 인간을 개조하는 것이다. ‘신병훈련 6주 가지고 뭐 그리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겠지만 군 생활 전체와 훈병들의 앞날을 위해 씨를 뿌린다는 신념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남의 간섭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자란 우리 젊은 세대들도 사회에 나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군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사회성을 배우고, 정신을 수련해 개인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첫걸음을 떼는 곳이 신병훈련소다. 신병훈련소가 신병을 정신적으로 완전히 녹여서 새롭게 만들어 내는 인간 개조의 용광로가 돼야 하는 이유다.


  1. [권영일 종교와 삶] 내 인생의 화양연화

    권영일 대위·법사 해군 재경대대 신앙전력담당 “위국헌신! 우리는 하나! 해병! 해병!” 해병대교육단에서 주말 종교활동의 시작과 동시에 훈련병들과 북을 치면서 외치던 구호다. 지금도 연말이 되고 첫눈 오는 날이면...
    Date2017.01.13 Views686
    Read More
  2. 해병대, 연평도 대응작전은 군사교과서이자 감동 드라마 - 문현철

    문현철 초당대 군사학과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의 일원으로 며칠 전 헬기를 타고 연평도에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민방위정책자문위원으로 백령도에 다녀온 바 있다. 이번 연평도 방문을 통해 국가위기관리법을 연구하...
    Date2017.01.09 Views636
    Read More
  3. 해병대 DNA를 회복하자

    조순근 해병대령 해병대사령부 감찰실장 해병대에는 과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해병대만의 고유한 가치와 정신, 태도가 있다. 이런 무형요소들은 해병들에게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현되면서 DNA처럼 해병대만의 ...
    Date2016.08.13 Views1739
    Read More
  4. 서측 도서방어’ 임무 수행

    김 형 일 상병 해병대2사단 3월 말, 말도에 투입됐다가 지난달 중순 대대로 복귀했다. 말도는 생각보다 날씨 변덕이 심했다. 공수교육으로 교대 하루 전에 배가 못 뜰 정도로 비바람이 불다가도 다음 날 아침에는 언...
    Date2016.08.01 Views635
    Read More
  5. No Image

    해병 월남전에 가다 제1진 참전수기

    해병 월남전에 가다 제1진 참전수기 최우식(해간 33기) -제2대대 6중대 1소대장- 1. 출발에 앞서 월남 파병부대로 포항 제1사단 제2연대가 결정된 후 1965년 8월에 접어들면서 월남전을 대비한 훈련은 연일 계속 되었...
    Date2016.06.27 Views3332
    Read More
  6. 동계훈련의 목적

    이해승 (예)해병준장 동계훈련의 목적은 혹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해병대 수색대대장 시절 해마다 겨울이면 강원도 산악지역으로 훈련을 갔다. 훈련장에 도착하면 ...
    Date2016.02.28 Views1196
    Read More
  7. 해병이 된 자랑스러운 아들에게

    공복철 해병대1사단 공원경 해병 상병 아버지 1월 22일 자에 실린 공원경 해병 상병의 ‘아버지께 부치는 특별한 편지’를 읽고 보내온 글입니다. 네가 해병대에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어떻게 육...
    Date2016.02.03 Views840
    Read More
  8. 해병대 명예를 잇는다는 것

    권 혁 진 상병 해병대군수지원단 본부대 "군인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군인은 언제나 명예로워야 한다." 이 말은 해병대 창설을 역설한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께서 남긴 말씀이다. 늘 우리가 경례구호로 외...
    Date2016.01.11 Views737
    Read More
  9. 진정한 해병과 민주시민 육성

    이해승 / 예비역 해병준장 해병대에서 31년8개월간 근무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정신이었다. “싸워 이겨야 한다”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한다” “불가능은 없다” 등등이 늘 나와 함께했던 정신이었다....
    Date2015.11.12 Views970
    Read More
  10. No Image

    울릉도 해병대 주둔 결정 매우 잘한 일이다

    충남일보 사설 2015.11.06 울릉도 해병대 주둔 결정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 군이 독도수호를 위해 울릉도에 해병대를 배치하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울릉도의 해병대 주둔은 그동안 독도를 둘러싼 국인불안해...
    Date2015.11.06 Views2427
    Read More
  11. 해병대·한국조직문화연구회 분대급 전투조직 특성 연구

    과학적 軍조직관리…병영문화 혁신 이끌어 병사·지휘관 패턴, 전투능력에 큰 영향 병사간 소외되는 유형 ‘관심병사’ 파악 유용 지난해 3월 열린 한미연합 상륙훈련에서 가상의 적 해안에 상륙한 한미 해병대원들이 목...
    Date2015.03.10 Views1607
    Read More
  12. 해병대 부대구조 개편개혁, 9여단 및 항공단

    국방부가 국방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제고하고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년마다 발간하고 있는 2014 국방백서에 소개된 해병대 부대구조 개편 계획은 다음과 같다. = 다음 = 해병대는 전략도서 ...
    Date2015.01.13 Views3888
    Read More
  13. [국방일보 인터뷰] 해병대사령부 복지·전직지원실장 권영배 대령

    “전역 간부들 최고의 복지혜택은 취업” 복지·전직지원실장 권영배 대령 “전역 간부들에게 최고의 복지혜택은 취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 계약직, 기간제 근무가 아닌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
    Date2014.07.22 Views3252
    Read More
  14. 병원로비에서 만난 이름 모를 해병에게

    병원로비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그는 대한민국 해병이라고 했다. 입대를 앞둔 요즘 장정들이 경쟁을 해야 들어가는 귀신 잡는 해병대원이 무릎을 다쳐 군 병원의 서울이라 할 수 있는 국군수도병원에까지 온 것이다. ‘...
    Date2014.02.28 Views3527
    Read More
  15. 해병대 부모·가족 커뮤니티…득일까, 실일까

    "비록 마음만이지만 아들과 함께 행군하고 함께 훈련받고 함께 잠듭니다. 이만하면 저도 해병대 가족이죠?" 입소 후 21개월, 위문편지나 잠깐의 면회로만 듣던 아들 혹은 친구의 소식이 매일 들려온다면 어떨까. 몇 ...
    Date2014.02.06 Views1035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6 Next
/ 3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