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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성용 병장 해병대연평부대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강인하고 멋있어 보이던 해병대. 그 일원이 돼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고 연평도에 입도한 지 벌써 1년 8개월이 지났고, 동시에 내가 태어나서 세 번째 맞는 토끼 해의 태양을 이곳 연평도에서 맞게 됐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전까지만 해도 신묘년 새해는 내가 전역하고 스물네 살이 되는 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국방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지 잘 알게 됐다. 이곳은 매일 지척에서 바라다보이는 북한이, 동포이기 이전에 우리를 향해 총포를 겨누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심지어 민간인까지 무자비한 살상의 대상으로 삼는 잔인한 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내 눈으로 그때 그 현장을 똑똑히 보며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인한 해병대원이 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연평도라는 섬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또 민간인이 살고 있는지, 그곳을 해병대가 지키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다르다. 연평도에는 사랑하는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넋이 서려 있는 곳이자 내가 전역하는 순간까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소중한 땅이라는 것과 또 전역 후에도 11월 23일을 늘 명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전우들보다 두세 살 많은 나이에 입대하면서 처음에는 많은 걱정을 했다. 특히 해병대의 강한 훈련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입대 첫날 군대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불가능을 모르는 해병이다. 절대 지지 않는 무적해병이다. 국가 전략기동부대 일원으로 해병대의 상승불패 전통과 명예를 이어갈 신화를 남긴 해병이다. 2~3년 정도의 나이 차는 아무것도 아니다.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해병대와 연평도. 앞으로 펼쳐질 신묘년 새해가 기대된다.
연평도를 비롯해 서해 5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또 내 앞에 펼쳐질 새해가 설렘으로 다가온다. 새해에는 연평도의 해병대 전 장병과 주민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란다. 연평도는 적이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해병대가 확실하게 지킬 테니 예전처럼 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웃음꽃 피우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 <국방일보 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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