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1.jpg

엄성용 병장 해병대연평부대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강인하고 멋있어 보이던 해병대. 그 일원이 돼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고 연평도에 입도한 지 벌써 1년 8개월이 지났고, 동시에 내가 태어나서 세 번째 맞는 토끼 해의 태양을 이곳 연평도에서 맞게 됐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전까지만 해도 신묘년 새해는 내가 전역하고 스물네 살이 되는 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국방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가치인지 잘 알게 됐다. 이곳은 매일 지척에서 바라다보이는 북한이, 동포이기 이전에 우리를 향해 총포를 겨누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심지어 민간인까지 무자비한 살상의 대상으로 삼는 잔인한 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내 눈으로 그때 그 현장을 똑똑히 보며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강인한 해병대원이 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연평도라는 섬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 또 민간인이 살고 있는지, 그곳을 해병대가 지키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다르다. 연평도에는 사랑하는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넋이 서려 있는 곳이자 내가 전역하는 순간까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소중한 땅이라는 것과 또 전역 후에도 11월 23일을 늘 명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전우들보다 두세 살 많은 나이에 입대하면서 처음에는 많은 걱정을 했다. 특히 해병대의 강한 훈련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입대 첫날 군대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불가능을 모르는 해병이다. 절대 지지 않는 무적해병이다. 국가 전략기동부대 일원으로 해병대의 상승불패 전통과 명예를 이어갈 신화를 남긴 해병이다. 2~3년 정도의 나이 차는 아무것도 아니다.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해병대와 연평도. 앞으로 펼쳐질 신묘년 새해가 기대된다.
연평도를 비롯해 서해 5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또 내 앞에 펼쳐질 새해가 설렘으로 다가온다. 새해에는 연평도의 해병대 전 장병과 주민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란다. 연평도는 적이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해병대가 확실하게 지킬 테니 예전처럼 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웃음꽃 피우는 새해가 됐으면 한다. <국방일보 2010.1.1>


TAG •

  1. 나는 해병대와 연평도를 사랑합니다

    엄성용 병장 해병대연평부대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강인하고 멋있어 보이던 해병대. 그 일원이 돼 가슴에 빨간 명찰을 달고 연평도에 입도한 지 벌써 1년 8개월이 지났고, 동시에 내가 태어나서 세 번째 맞는 토끼 ...
    Date2011.01.03 Views3761
    Read More
  2.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해병대지 37호 / 글 김태현 사진 김태현 미국 애리조나주의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손등의 피부가 태양에 그을려 벗겨졌다. 22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한 해병대. 그곳에서 얻은 도전정신과 끈기는 내 여행인생의 든든한 ...
    Date2011.01.03 Views3778
    Read More
  3. 어머니 - 해병대지 펜끝의 향기

    글 해병대제2사단 상병이지웅 낮 설고 물 설은 땅 포항. 내가 선택한 젊음의 소금밭이자 도전과 패기의 종착역. 열흘 간 단 잠 같은 첫 진급휴가를 마치고 귀대(歸隊) 하는 이 열차 안, 긴 침묵의 시간은 분명 그 무...
    Date2011.01.03 Views3765
    Read More
  4. 연평도해병대 - 주간조선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1

    북한, 권력세습 과정서 무력 도발 한반도 급속냉각… 위기 속 해병대 투혼 빛나 / 이범진 차장대우 “단연 연평 해병대가 돋보였다.” “무슨 소리냐, 한주호 준위다.” “허각은 사회의 분위기를 잘 대변한다.” “김연아를 ...
    Date2011.01.02 Views3296
    Read More
  5. 연평도사태는 새웅지마 - 공정식

    지난해 11월 23일 대한민국 영토인 연평도가 북한의 포격으로 불바다가 됐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북방한계선(NLL)이다. 휴전선의 해상 연장선인 NLL은 엄연한 현실적 국경선이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일관성 ...
    Date2011.01.02 Views2813
    Read More
  6. 포항시민들은 해병부대원들에게 남다른 성원을 보내야 한다.

    <경북제일신보 김종서 취재국장>연평도 북한 피격 사태 이후 해병대 증강계획이 구체화 되는 가운데 포항의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중요성도 배가되고 있다. 포항시민들은 해병대 교육과정이 ‘진짜 사나이’를 만드는 극...
    Date2010.12.31 Views2781
    Read More
  7. 연평도 포격과 나의 다짐

    정혜중 해병대 병장 아이티 재건지원단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은 지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2011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항상 부푼 기대를 갖고 굳센 각오로 새해를 시작했지만, 2011년을 맞...
    Date2010.12.29 Views3131
    Read More
  8. No Image

    해병대원이여, 돌아온 해병대원이여 - 정인성

    해병대원이여, 돌아온 해병대원이여 정인성(시인, 예비역 해병 중령) 그대 계절의 눈부신 4월에 태어나 금년 48세, 불혹의 나이도 지나고 이 나이 되기까지 풀먹여 다린 작업복에 샛노란 글씨 핏빛 붉은 명찰 가슴에 ...
    Date2010.12.26 Views20084
    Read More
  9. No Image

    讚! 청룡부대 제1호 작전 - 장수철

    讚! 청룡부대 제1호 작전 장 수 철 태극기를 하늘 높이 달았습니다. 경축일은 아니지만 달았습니다. 눈부신 전과를 올린 그 날 가슴이 벅차도록 기쁨에 못이겨 아름다운 깃발을 달았습니다. 모국을 떠나 본 일이 없는...
    Date2010.12.26 Views3297
    Read More
  10. No Image

    해병대여 영원하라! - 장국진

    해병대여 영원하라! 장국진(예비역 해병소령, 시인)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해병대임을 자랑한다. 세계 어느곳 어느 모임에서나 우리는 떳떳하게 가슴을 펴며 명예스럽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해병대"라고 19...
    Date2010.12.26 Views4051
    Read More
  11. 시들어 버린 얘기 꽃 - 임종린

    시들어 버린 얘기 꽃 임종린(제20대 해병대사령관, 시인) 너무나 짧기만 했던 꿈같은 나흘 “또 만나자” 믿어지지 않는 약속 “오래 사세요” 큰절하다 터진 몸부림 “가지마, 나랑 살자”는 병상노모의 소망 상봉에서 못...
    Date2010.12.26 Views2946
    Read More
  12. 우리 다 하나 되어 - 임종린

    우리 다 하나 되어 임종린(제20대 해병대사령관, 시인) 1998년, 참으로 기(氣)도, 혼(魂)도 나가 버렸던 힘들고 아쉬운 한 해였다. 바로 서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흔들릴 때가 많았고 극복(克服)이라는 어려운 길과 ...
    Date2010.12.26 Views2710
    Read More
  13. No Image

    4월의 사나이 - 임종린

    4월의 사나이 --- 해병대 창설 51주년 축시 --- 임종린(제20대 해병대사령관, 시인) 1. 겨울동안 쌓였던 잔설(殘雪)이 녹는 4월이 오면 창가에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이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대지의 훈기(薰氣)가 새...
    Date2010.12.26 Views3096
    Read More
  14. No Image

    도솔산에 핀 철쭉꽃 - 임종린

    도솔산에 핀 철쭉꽃 --- 도솔산 격전지를 찾아서 --- 임종린(제20대 해병대사령관, 시인) 1. 눈 보라 맞으며 춘풍따라 피어난 철쭉꽃 슬픔과 두려움 안은 채 사연도 많은 봉우리마다 붉게 덮혔는데 도솔산에 핀 철쭉...
    Date2010.12.26 Views2549
    Read More
  15. No Image

    弔·이인호 소령 - 이효상

    弔·이인호 소령 이효상 조(弔). 이인호소령 그대 이역만리 월남 동굴에서 가슴에 수류탄을 안고 산화하던날 하늘도 무심치 않아 비를 내렸다 얼마나 조국을 사랑했기에 청춘도 정든 임도 즐거이 바치고 아아! 스스로 ...
    Date2010.12.26 Views374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7 Next
/ 3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