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일병
해병대 군수단 수송대대
“위잉~위잉~에옹에옹~.”
2017년 5월 16일 08시10분, 호송차 사이렌이 중대 장거리 수송훈련 시작을 알렸다. 평소 운전에 자신이 없던 나는 이번 중대 장거리 수송훈련의 주된 임무인 포항에서 발안까지 운전하는 일에 덜컥 겁을 먹었다. 게다가 내 차량은 차량 행군 대열에서 가장 선두 차량인 호송차로 내가 길을 잘못 들면 화물차 15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선임들의 수많은 격려와 용기를 안고 훈련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흐뭇하게 발안에 도착해 주특기 훈련을 했다.
내 주특기는 운전이다. 따라서 도로를 달리던 차가 갑자기 사고가 나거나 고장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훈련했다. 이론으로만 배우다 실제로 체험하면서 배우니 훨씬 이해가 쉬웠고 야지에서 위급상황이 발생해도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먼저 전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 부대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임무가 무엇인지를 배웠고 직접 작계지역 정찰도 해보았다. 정찰이 끝난 후 해병대 역사관에 갔다. 나는 해병대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입대했다. 그런 나를 데리고 평소에 존경하는 선임이 1대1 강의를 해주었다. 해병대의 빨간 명찰과 팔각모의 유래, 창설 배경 등 몰랐던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해병대 역사관을 나와 도착한 다음 장소는 천안함 전시관이다. 나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입대했다. 그것은 바로 ‘무사 전역’이었다. 그러나 천안함 전시관에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고 나오는 순간,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내가 군 복무 하는 21개월 동안은 해병대 DNA를 갖고 우리나라를 지켜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역사관과 전시관을 관람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 ‘감히 내가 선배 해병들이 멋있게 만든 해병대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중대 장거리 수송훈련으로 수송병으로서 운전 기량과 자신감을 많이 높였고, ‘해병대 DNA’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선배 해병들이 닦아놓은 멋진 해병대를 더욱더 멋지게 빛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