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현 해병대 2사단 수색대대·소위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약 6주 동안 대대급 동계 종합 전술훈련을 했다. 항상 ‘소대장은 지휘자로서 부하의 목숨을 책임져야 한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첫 훈련이기 때문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훈련이 진행되는지에 대해 머릿속에서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불안했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고, 중대장의 전반적인 훈련의 목표와 중점을 듣고 나니 이 훈련을 왜 하는가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 그 그림에 수색대대의 일원으로서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훈련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훈련은 평소 경험할 수 없는 극한의 동계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이었다. 실전과 유사한 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과 올바른 판단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1주차는 동계 훈련장에서 수색대대만이 할 수 있는 전투기술 숙달 훈련을 했다. 처음 겪는 환경에서 첫 훈련이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함께한 부대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훈련을 진행하였기에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2주차와 3주차는 설상 기동훈련을 했다. 기동자세를 숙달하고, 팀 기동 훈련을 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료와 함께한다는 전우애를 느낄 수 있었고,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발전하는 나 자신을 보며 점차 자신감을 찾았다.
4주차에 진행된 전술훈련 기간에는 수색대대 임무 수행 계획의 전반적인 모습을 훈련했다. 수색대대의 임무는 사단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적지 종심 부대로서 누설되었을 시 치명적일 수 있는 적의 첩보 및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첩보보고, 화력유도, 연결 및 복귀 작전 등을 실전적으로 수행하면서 훨씬 이해도가 높아졌고, 우리는 한층 ‘더 쎈(The SSEN) 해병’으로 거듭나는 것을 느꼈다.
5주차와 6주차에 실시한 야외종합훈련은 이전과는 색다른 훈련이었다. 장거리 무장행군은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부여하고 그에 맞는 숙영지편성과 급속퇴출을 했다. 힘들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훈련을 함께하는 모두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이 훈련을 진행했다면 무사히 마칠 수 없었을 것이다.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그리고 ‘수색대대 가족’이라는 두 단어를 계속 떠올리며 훈련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으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아무나 경험하지 못하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나는 더 강하고 실전적인 전투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힘든 훈련을 마친 진정한 수색대대의 일원으로서 다른 어떤 훈련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이번 훈련을 위해 전역을 연기하고 훈련에 참여해 많은 도움을 준 김민기 해병(병1222기)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김 해병의 해병대와 수색대대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면서 나 역시 포기하지 않고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해병대 2사단 수색대대 가족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2019.3.18 국방일보 병영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