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관 상병 해병대1사단 32대대
울릉도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 가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독도 옆에 있는 작은 섬이다. 옛날엔 그 절경이 너무 아름답고 신기해서 마치 신선이 살 것 같다 해 무릉도원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인구가 몇 되지 않는 작은 섬. 하지만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우리 해병대는 어디든지 간다!’ 그렇게 우리의 울릉도 전지훈련은 시작됐다.
정든 포항을 떠나 친절한 해군들의 환영 속에 비로봉함을 타고 순조롭게 출발한 우리를 날씨는 반기지 않았다. 파도와 바람이 생각보다 거칠어 마치 화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수행해야 할 임무와 함께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국민이 있는 우리에게 파도와 바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비로봉함에서 하루를 보내고 울릉도에 도착했다. 하선 중 마주한 울릉도의 바다와 경치는 너무 아름다워 내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감탄은 곧 이 아름다운 섬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는 생각과 반드시 수호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울릉도 해안선 경계 및 수색훈련, 전투사격술과 지휘소 훈련 등을 통해 울릉도 수호 의지를 불태웠으며, “수호하는 것은 우리 국군의 의무이지만 보존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라는 안용복 장군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군인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울릉도를 보존하기 위해 정화활동과 봉사활동을 펼쳤다.
임무가 고되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충실히 임해준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겁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또한, 작업 도중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연신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울컥했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여기서 나는 우리가 맡은 임무가 절대로 가볍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그렇게 2주간의 훈련이 끝나고 복귀하기 전날에 나는 불침번 근무를 서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울릉도를 떠나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이곳에서 우리를 도와주셨던 해병대 전우회의 선배 해병분들, 태하 침례교회의 목사님을 포함한 주민분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꼈고 정말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았다.
이번 울릉도 전지훈련은 나에게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라는 해병대의 정신과도 같은 그 말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고, 국방에 대한 책임감과 그 중심에 우리 해병대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다. 우리는 모두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비로소 애국자라고 생각하며 나 역시 의미 있는 군 복무를 통해 조국에 충성할 것을 다짐한다. <2018.3.20 국방일보 병영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