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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해군군수사령부 수송관리처장·중령 



나이 46세, 트라이애슬론 입문 4년 차.

최근 중국 우한에서 열린 ‘제7회 세계군인체육대회’ 출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를 완주해야 하는 트라이애슬론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레이스로 불린다. 4년 전 문경대회에 출전한 트라이애슬론팀의 금빛 레이스는 나를 트라이애슬론에 입문시켰다. 자연히 차기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나의 운동 목표가 됐다.

지난 4년간 이번 대회를 꿈꾸며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출전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군체육부대 트라이애슬론팀의 한시적 운영이 종료돼 출전할 수 없는 상황. 이처럼 대회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하지만 도전을 핵심가치로 하며, 불가능을 모르는 전천후 해병으로서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해병대사령부와 대한철인3종협회의 도움으로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 과거 사령관배 철인 3종 경기를 주관한 경험이 있는 해병대사령부는 해병대 대표팀을 구성해 참가를 돕겠다며 힘을 실어주었고, 협회는 참가 예산 등의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지난 7월 속초에서 대표 선발전이 열렸고, 나는 전체 2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대표로 선발됐다.

이번에는 팀 훈련이 문제였다. 급작스럽게 편성된 팀이라 훈련장소·행정·예산 등 여러 방면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다행히 4년 전 문경의 기적을 이끌었던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이 훈련지도를 약속하면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 6명은 8월 말부터 포항 1사단에서 합숙하며 경주시청 소속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중국 우한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꿈을 꾸면서 2개월 동안 매일 헤엄치고, 페달을 밟고, 또 뛰었다.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10월 27일 대회 마지막 날 열린 트라이애슬론 경기. 출발점에 선 우리는 그동안 도전해온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서로에게 자신감을 북돋워 주었다.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찬 레이스를 시작했다. 기록은 2시간4분24초. 나를 포함한 시니어 선수 3명은 모두 개인 최고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엘리트 체육인이 아닌 생활체육에 기반을 둔 선수들이 이뤄낸 성과이기에 자랑스러웠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철저한 준비는 필수적이다. 출전이 뒤늦게 결정되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훈련을 시작한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계기로 생활체육에 기반을 둔 현역 장병들이 다양한 종목에 참가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군 트라이애슬론 대표팀의 도전. 우한의 기적은 없었지만, 우리의 도전을 발판 삼아 4년 뒤 제8회 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 도전자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국방일보 오피니언 김동우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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