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생활 통해 얻은 경험·사랑 보답코자
청해부대 파병 기간 받은 생명수당 기부
어릴 적 동경했던 해병대원의 멋진 모습
지금 내 모습과 닮았을까요?
박강민 병장 해병대1사단 멧돼지여단
<국방일보 병영의창> 지금도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억이 있다. 어린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어딘가를 가기 위해 KTX를 타러 역에 갔다. 거기서 우연히 한 군인을 만난 나는 몇 분간 멍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 군인은 머리에 팔각모를 쓰고 있었고 다부진 몸에 빨간색 명찰을 달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저기 있는 군인 형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아버지는 해병대에 가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2018년 9월 17일 나는 해병대 병 1238기로 입대했고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멋진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졌다. 훈련단 때부터 동기들과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며 힘든 훈련을 버텨냈고 해병대에 들어온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해병대1사단 멧돼지여단 상륙기습대대로 배치받은 나는 더욱 멋진 모습의 해병으로 거듭나길 원했고 부대는 전투체력단련과 다양한 훈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한 선임들, 자랑스러운 동반자 동기들과 함께 행군, 전술훈련 그리고 과학화전투훈련을 만족스럽게 수행했다. 이를 통해 군인으로서, 해병대의 일원으로서 성장했다는 뿌듯함과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
그 후 청해부대에 선발돼 소말리아에서 호송임무와 경계작전을 수행했다. 물론 낯선 선상생활과 머나먼 타지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에 항상 대한민국의 대표이자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예해병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되뇌며 주어진 6개월간 성실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전역을 앞두고 천안시 복지재단에 파병 기간 동안 받은 생명수당을 기부했다. 해병대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과 사랑에 보답하고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서 결정한 일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여러 언론에 보도됐고 칭찬을 받기도 했다.
전역휴가를 나와 잠들기 전에 문득 생각했다. 지금의 내 모습은 어린 내가 동경했던 그 해병대원의 멋진 모습과 같아졌을까?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해병대 생활을 통해 도전하는 법을 배웠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해병대라는 마음을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것이다. <202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