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하사 해병대 9여단 본부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 부대는 제주도민들의 힘든 상황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제주국제공항 검역 활동과 다중밀집 시설에 대한 방역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중 나는 지난 9월 초에 탐라장애인복지관에서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장애인복지관에는 복지사님을 비롯한 직원분들과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분들이 계셨고, 우리는 그분들이 안심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작업을 지원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야 하는 방역복과 꽉 조인 마스크 때문에 숨이 가쁘고 등줄기엔 땀이 흘렀지만,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불편하고 휠체어가 없으면 이동하는 것도 힘든 장애인분들께서 따스한 시선으로 우리를 지켜봐 주셨기 때문에 더욱더 정성을 다해야 했다. 힘들지만 정성을 다해 방역 하던 중, 한 장애인분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우리에게 다가와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두 손을 꼭 잡아주셨다. 그 순간 나는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고 평생 잊지 못할 가장 가치 있는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받은 우리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군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록 큰일을 한 건 아니지만, 우리를 사랑해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제주도민들을 위해 앞으로도 ‘국민의 군대’로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국가를 지키는 일은 물론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힘든 시기이지만 다 함께 노력하여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예전과 같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길 응원한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0.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