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ream, 청룡 드림!
황진성 상병 해병대2사단 백호여단
나는 학창 시절부터 또래 아이들보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고 싶은 일도, 꿈도 많아서였다. 철없이 뛰어놀아도 될 중학생 시절 내 꿈은 축구선수였다. 다른 친구들이 학업에 열중하던 고등학생 때는 한국을 대표하는 댄서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두 가지 꿈 모두 내 길은 아니었다. 그후 한동안 큰 상실감에 빠져 있었지만 곧 나는 내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미래 중 두 개를 남들보다 빨리 정리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다시 처음부터 내 길을 찾아야 했다. 어느덧 스무 살 성인이 됐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두렵고 막막한 마음에 군대로 도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8개월 동안 머리를 식히며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였다. 몸이 힘들면 마음은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강도 높은 훈련을 자랑하는 해병대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군대에서 또 다른 꿈과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실무에 배치받고 중대장님과 첫 면담 때 ‘꿈이 있니?’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차마 답을 하지 못했다. 중대장님은 군에서 꿈을 찾는 장병들이 많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응원해 주셨다. 좋은 간부와 선임들을 만나 금세 실무에 적응하고 즐거운 1년을 보냈지만, 마음 한편에는 항상 찜찜함이 남아 있었다. 전역이 다가올 때까지 꿈 하나 찾지 못하면 스스로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휘관 교육 시간에 사단에서 추진하는 ‘청년 Dream, 청룡 드림’이라는 자기계발 홍보영상을 봤다. 거기엔 경제적 지원을 받아 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하고 각종 취미생활을 즐기며 꿈을 좇는 청년들이 있었다. 더는 허송세월할 수 없다는 생각에 평소 관심이 있었지만, 미처 도전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되짚어봤다.
학창 시절 축구선수와 댄서를 준비하며 가까이서 지켜봤던 스포츠마사지, 재활 트레이너 자격증 공부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군에서 교재 구매 비용을 지원받고, 관련 학과를 졸업한 선임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노력하며 새로 만난 꿈에 한 발짝씩 가까워지고 있다.
동시에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교훈 삼아 운동을 좋아하는 선·후임들과 함께 몸짱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매일 저녁 두 시간씩 꾸준히 운동한 결과 보디빌더만큼은 아니라도 입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을 가지게 됐다.
입대 전, 군대는 사회와 단절돼 청춘을 낭비하는 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와서 보고 느낀 군대는 청춘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는 발판과 같았다. 여러 문제로 방황하던 청춘들이 군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고 자신의 꿈을 마주하며 더욱 희망찬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꿈을 찾아 헤매는 모든 청춘, 모든 청년이 군대를 사회와 단절되는 곳이 아닌, 꿈을 찾고 그걸 이루는 발판으로 삼아 한 발짝씩 나아가길 기원한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1. 0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