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웅 대위 해병대사령부(미 육군성 군수고군반)
대위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에 온 지 6개월이 돼 간다. 나는 이전에 해외 거주 경험이 없었다. 국외 위탁교육의 기회를 준 군과 해병대에 감사한다.
해외에서 살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나 역시 이곳에 와서 대한민국 군인임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먼저 경제적으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 세계 선진국 중 하나임을 많이 느낀다. 2020년 미국시장 내 한국 자동차 점유율이 9년 만에 최대치인 8.9%를 기록했다. 짧은 출퇴근길에도 한국산 차량을 자주 목격한다.
대형매장 가전제품 코너에는 국내 제품이 미국산 제품보다 더 눈에 띄는 곳에, 최대 두 배 가격으로 전시돼 있다. 미국의 새해맞이 행사에서 뉴욕 타임스퀘어의 수많은 전광판을 도배한 것은 국내 자동차 광고였다.
문화적으로는 역시 K-팝을 빼놓을 수 없다. 길거리에서 한국 노래가 들리면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인도네시아 교육생의 군인가족은 한국드라마를 보며 향수병을 달랜다고 한다. 뉴스로만 보던 한류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한인들의 ‘정(情)’도 다른 외국군들에겐 부러움의 요소다. 미국 학교부대는 외국군 교육생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해당국 교민을 스폰서로 지정한다. 그러나 한인 교포들은 스폰서가 아니어도 위탁교육생들에게 현지 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넘어 과분할 만큼 호의를 베풀어주신다.
한미동맹의 중요성 또한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6·25 전쟁은 1775년 미군 창설 이래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다음인 다섯 번째로 미군 참전 인원(178만9000명)과 사망자(3만6574명)가 많은 전쟁이다. 특히 지평리전투·장진호전투 등은 미군 전쟁사에서도 의미 있게 평가되고 있다.
나의 자부심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호국영령과 참전용사, 국민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조국의 번영을 위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 수행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국방일보 병영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