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마일즈와 전장 복지
김병국 대위 해병대9여단
‘지금 흘리는 땀 한 방울은, 전시에 흘릴 피 한 방울을 대신한다’는 말이 있다. 전투에서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는 평상시 땀 흘리며 실전 같은 교육훈련에 매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실제 전장 상황을 경험하고, 전투 감각을 배울 수 있는 모의전투훈련은 전투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피 흘리지 않으면서 가장 실전적인 전장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일즈(MILES·Multiple Integrated Laser Engagement System)다. 최근 해병대에 소대급 신형 마일즈 장비가 도입됐다. 우리 중대가 신형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시범식 교육을 선보일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게 됐다. 신형 마일즈 장비를 운용해 보니 구형 장비와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이 개선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교전 장비를 유선으로 연결하던 것이 신형은 완전 무선 형태로 변경돼 전투 하중이 더 경량화됐다. 또한 기존에는 전투조끼 착용 후 별도의 마일즈 장비 조끼를 착용했는데 이제는 마일즈 장비 조끼에 구성품을 결합하는 형태로 일체화돼 착용이 편해졌다. 이는 더욱 자유로운 전술행동을 가능하게 해 중대원들이 훈련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줬다.
이 밖에도 훈련 중 중대원들의 단말기 전시창에 피격 부위와 부상 정도가 더욱 세밀하게 표현돼 자신에게 부여된 전술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었고, 다양한 전술상황을 통제 PC를 통해 원격으로 부여해 실제 전투현장 모사가 극대화됐다. ‘스마트 국방혁신’을 몸소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장비가 좋아지니 훈련 집중도도 높아졌다. 흥미 유발과 장비 친숙화를 위해 최근 인기 게임에 착안한 ‘팀 서바이벌’ 훈련을 하자는 중대장의 말에 대원들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졌다. 시작과 동시에 장병들은 신형 마일즈 장비에 빠르게 적응했고, 우리 중대는 실제 전투현장과 같은 여러 상황을 가정해 실전적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이 계속되면서 전술적 행동이 중요하다고 느낀 중대원들은 스스로 생존성 보장을 위해 은·엄폐물을 활용하며 더욱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이를 통해 전투상황에서의 긴장감과 전술행동의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는 인접 전우와의 상호 협동과 자발적 의사소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갔다.
흥미 유발을 위해 시작한 훈련이었지만 어느새 스스로 자연스럽게 전투 감각을 습득하고, 전술적 행동을 보이며 소통하는 중대원들의 모습을 보니 신형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과학화 훈련에 믿음이 생겼다. 과학화 전투장비를 활용한 최상의 교육훈련 여건에서 흘린 땀 한 방울은 실전에서 피를 흘리지 않도록 보장하는 ‘최상의 전장 복지’임을 확신했다.
중대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한 이번 마일즈 장비 교육과 훈련을 통해 과학화 훈련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깨달았다. 아울러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득하는’ 교육훈련으로 주어진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방일보 병영의 202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