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항공전력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제 칼럼입니다. 국방일보 2007년7월19일자에 실린 칼럼입니다. -------------------------------------------------------------------------------------------------------- 지난 3일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에서는 우리 해군과 해병대에 있어 새로운 역사를 여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아시아 최대 상륙함이라 불리는 LPX(대형수송함) 1번함 독도함 취역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는 조용히 군 내부 행사로 치른다는 군 방침에 따라 언론에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큰 것이었다.
그동안 연안접안형 상륙함만 보유하고 있던 데서 벗어나 초수평선 작전을 펼 수 있게 돼 우리 해병대가 공지(空地) 기동 부대로 탈바꿈하는 도약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날 독도함의 비행갑판에는 공지 기동 해병대를 상징하듯 UH - 60·UH - 1 등 4대의 헬기가 착륙해 있었다. 그러나 이들 헬기는 원래 독도함에 소속돼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예산 문제 등으로 아직도 독도함에는 헬기가 없는 상태다. 독도함이 진수된 지 지난 12일로 만 2년이 지났지만 정작 독도함의 큰 ‘무기’ 중 하나인 항공전력, 즉 날개는 아직도 없는 셈이다.12일 ‘외국 해병대 발전 전략과 한국 해병대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9회 해병대 발전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해병대 항공전력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국방대 정병호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상륙작전과 지상작전·신속대응작전·비군사활동 등의 임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병대 구조가 공지 기동 부대로 전환돼야 한다며 우리 해병대는 앞으로 1개 기동헬기 대대, 1개 다목적헬기 대대, 1개 공격헬기 대대를 갖춘 항공단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참석자들도 해병대 항공전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해병대 등 군 당국이 어떤 항공전력 확보 계획을 갖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해군과 해병대가 나름대로 독도함과 해병대에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특히 러시아 경협차관 상환용으로 이미 다수가 들어와 산불진화 작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KA - 32헬기 ○○대를 해병대 항공전력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KA - 32가 완전무장한 해병대 병력이 2열로 탑승하기에는 내부 공간이 너무 비좁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KA - 32 내부 공간은 높이 1.24m, 너비 1.3m 가량으로 해병대보다 휴대 무장이 적은 경찰특공대가 2열로 탑승했을 때에도 매우 비좁아 보인다는 것이다.
2만7000여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해병대는 현재 규모상 세계 4위로, 미국(17만5000명), 대만(3만 명), 베트남(3만 명)의 뒤를 이어 세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해병대는 ‘국방개혁 2020’에 따라 2020년까지 4000여 명이 감축되지만 통일 이후에도 국가 전략 기동대로서 주변국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일종의 ‘전략무기’다. 그런 역할에 걸맞은, 제대로 된 날개를 이제 독도함과 해병대에 달아 줘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한국국방안보포럼 기조실장 bemil@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