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원 상사 해병대9여단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아빠가 아들에게 처음 쓰는 편지인지라 나름 의미가 더해지는구나. 우리 아들은 아직 7살이라 편지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까 싶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전해보려고 해. 언젠가 우리 아들이 이 편지를 읽게 된다면 ‘아빠가 나를 키우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아들아.
아빠는 어릴 때부터 말썽꾸러기에 천방지축이었어.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그 힘든 시간을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바로 군인이라는 꿈이었지. 아마 아들도 점차 성장하면서 자신만의 꿈을 갖게 될 거야. 아빠는 스스로 노력해서 군인의 꿈을 실현했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병대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단다.
그토록 원했던 꿈을 실현하고 좋은 시간도 많았지만, 우리 아들에게 미안한 시간도 많았어. 군인이기에 부대에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복귀하느라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다가도 도중에 자리를 떠야만 했지. 그리고 아들의 옷을 사주기 위해 함께 쇼핑을 하다가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대로 향하는 일도 있었단다.
그럴 때마다 아들은 울면서 아빠를 보내기 싫어했지. 하지만 아빠가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른 곳에서 아빠를 꼭 필요로 했기 때문이란다. 물론 아직은 어려서 이해하기 힘들거야.
아빠에겐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가 있어. 그리고 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야 아들이 살고 있는 이곳 제주도를 지키고, 많은 이들이 안전하게 원하는 꿈들을 이룰 수 있단다. 아빠가 군인이란 직업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아들과 같은 다른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야.
아들아! 앞으로 군인인 아빠를 믿고 너만의 멋진 꿈을 만들어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우리 아들이 꿈을 향해 달려갈 때 아빠는 늘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모든 이들이 멋진 꿈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할게! 아들아 사랑한다.
오늘도 군복을 입고 굳은 의지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아빠가.<국방일보 병영의창 2021.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