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그리고 희망!

 

 

예) 병장 전재호

하루의 과업이 끝나는 시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살포시 기대어 봅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반쯤 열린 차창 밖으로는
어느새 짙은 어둠이 세상을 잠재우고 있습니다.
푸르른 나무들도, 화사한 꽃들도, 분주하던 동물들도
하나 둘 씩 잠들기 시작합니다.
세상이 고요해지면 캄캄하던 하늘에서는
살며시 반짝거리는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조그마한 빛들이 있기에
밤하늘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밤하늘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서로 의지하며 세상 곳곳에 밝은 빛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세상을
더욱 환하게 비춰주길 바랍니다.
조그마한 별들 사이로 가느다란 초승달이
함박웃음을 짓고 나타납니다.
초등달 허리위에 조심스럽게 앉아 있는 어린별은
넓은 하늘을 바다삼아 머나먼 여행의 길을 떠나봅니다.
혹시나 길을 잃어버릴까봐 어린별 친구들은
힘을 내어 더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나 또한 그 어린별이 되어서 여행을 떠나 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이 나를 가로막을지라도
나를 언제나 생각해주는 그 빛이 있기에 무섭지 않습니다.
두렵지 않습니다.
그 빛을 따라가면 따뜻한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고향에 도착할 것입니다.

 

고향.. 말만 들어도 갓 쪄낸 고구마처럼
마음이 절로 훈훈해지는 곳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날마다 별과 달을 바라보며
손자 걱정에 소원을 비시는 할머니의 사랑.
자신의 머리위에 하이얀 꽃이 피어 난지도 모른 채
밤이 깊어질수록 할머니의 기도는 진해져만 갑니다.
이러한 사랑이 존재하기에 하루하루 희망의 끈을
붙잡을 수 있나봅니다.
시간이 흐르고 새벽이 다가오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별들은 하나 둘 씩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완전히 사라지는게 아닙니다.
단지, 내일을 위해 잠시 쉬고 있을 뿐입니다.
보이진 않지만 나는 알 수 있습니다.
저 높다란 하늘 어디에선가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어둠이 찾아오면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가득안고
환하게 반겨 줄 것입니다.
어린별의 여행도 끝난게 아닙니다.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과정속에 멀고도 험한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날마다 새로운 도전과 용기가 있기에 멈출 수 없습니다.
나도 별들처럼 새로운 희망을 가슴속에 품어봅니다.
현재가 아무리 고된 훈련으로 고통스럽고 힘들지라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필승의 신념으로 나 자신을 이겨냅니다.
오늘도 희망의 날개를 활짝 펼쳐봅니다.
그리고 두 날개를 힘차게 퍼득여 하늘로 날아올라
세상 곳곳에 행복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희망”결코 멀리 있는게 아닌 가까이 숨어있는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2008 해병대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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