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결 대위 해병대사령부 공보과
[국방일보 병영의창 2121.11.22] 2010년 11월 23일. 적이 연평도에 갑작스러운 기습을 가했다. 누구보다 용감했던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고, 연평도는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우리 해병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처럼 쏟아지는 포탄과 뜨거운 화염 속에서 해병대원들은 평소 훈련했던 대로 침착하고 신속하게, 단 13분 만에 대응 사격을 개시했다.
우리 해병대의 반격은 정확했다. 적 스스로 “연평도에서 날아온 포탄에 병사들이 피를 흘린다”고 인정할 만큼 적은 막심한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 ‘연평도 포격전’은 해병대가 북한의 기습 공격을 이겨내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다. 해병대라면 누구나 용맹한 선배 해병들의 모습에 울컥하면서,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해병대가 ‘승전’을 거뒀다는 사실에 가슴이 뜨거워지며 자부심을 느낀다.
그동안 해병대는 ‘승전’ 의미에 초점을 맞춘 ‘연평도 포격전’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사용 기관이나 개인에 따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불려 왔다. 해병대 구성원으로서 늘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방부가 해병대원들의 전투 성과를 부각하고, ‘싸워 이겼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연평도 포격전’을 공식 명칭으로 발표했다. 이어 정부는 공적심사회를 통해 전투유공자들에게 화랑무공훈장 등 추가 포상을 했다. 해병대원들의 자긍심과 사기는 한층 고취됐고,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을 포함한 전투영웅들의 명예도 더욱 진작됐다.
이에 발맞춰 해병대는 올해부터 ‘연평도 포격전’ 행사를 ‘전승기념 행사’로 실시한다. 올해 행사의 정식 명칭은 ‘연평도 포격전 제11주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 기념식’이다.
‘프레임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특정 현상이나 사건을 어떤 단어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담론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단어 하나가 갖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강조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연평도에서 용감히 맞서 싸운, 또 산화한 전투영웅들의 명예·긍지를 위해 용어 사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연평도에서 적의 기습 공격에 해병대가 맞서 싸운 전투의 공식 명칭은 ‘연평도 포격전’이다. 올바른 명칭 사용으로 전투에서 우리가 승리했음을 기억하고, ‘Fight Tonight’ 자세를 견지할 수 있어야겠다. 나 또한 11월 23일을 맞아 ‘연평도 포격전’ 명칭의 의미를 되새기며,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전의를 다진다. ‘연평도 포격전!’ 그날 우리는 승리했고, 앞으로도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