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중위(진) 해병대2사단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1.11.24] 지난 3월 해병대 장교로 임관한 이후 어느덧 8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업무에 적응하고 있지만, 임관 당시 가졌던 내 초심은 잊고 있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내가 해병대 장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장교 책무에서 언급되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한다고 얻을 수 있는 자질이 아니었다. 해병대 리더로서 필요한 것은 바로 ‘긍정적 에너지’다.
긍정적 에너지란 소속된 집단의 특성과 목적에 따라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군인이 가져야 할 자세이자, 사람을 대할 때 표정과 말투·어조 등으로 상대에게 은은한 기운을 줄 수 있는 힘이다.
모든 조직이 그러하듯 군대 역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원활히 소통해야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조직에서 리더는 부하의 표본이 되고, 업무와 행동의 기준이 된다. 그렇기에 그를 따라 임무를 수행하면 자연스레 높은 효율과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사단은 지난 8월부터 미디어 리서치 ‘+정신교육’이라는 특별한 정신전력교육을 하고 있다. 주 단위로 해병대 장병 미담 사례와 국가관·안보관·군인정신·리더십·인성 등 분야별 영상자료를 활용하는 내용의 교육이다. 그중 ‘향기 나는 사람’을 주제로 한 교육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 우리를 감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안에 숨어있는 진실한 인간다움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의미 있는 교육이었다.
리더십을 갖추기 위한 긍정적 에너지도 이러한 향기와 비슷하다. 냄새라고 하는 것은 그새 퍼져나가기 마련이고, 곧 많은 사람의 옷과 살결에 배어든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좋은 향기와 긍정적 에너지도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간다.
이 시대 리더는 조직원을 통제하고,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늘날 존경받는 리더십은 타인의 성장을 돕는 리더다. 긍정적 에너지를 갖고 조직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여야 한다. 즉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위치에서 주도적으로 자신 주위의 변화를 이끌며, 타인의 변화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리더십은 곧 ‘영향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리더’는 지휘관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각 부대에서 임무 책임자 또는 선임자라면 계급을 막론하고 그가 리더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군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긍정적 에너지를 무기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리더로 변신해 가야 한다.
서부전선을 수호하는 해병대2사단에서 정신전력 함양 임무를 맡은 나는 앞으로도 더욱 올바른 마음가짐과 웃는 얼굴, 싱그러운 말로 해병대의 긍정적 변화에 앞장서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