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포병장교의 자부심
박지나 대위(진) 해병대2사단 포8대대 9중대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1. 12. 13] 나는 고등학생 때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리고 군사학과로 진학해 군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포병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전장의 신’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학교에서 견학 목적으로 방문한 한 포병부대에서 부대 소개를 받으며 ‘포병은 정말 강하고 멋있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포 사격 훈련 영상은 내 혼을 뺏어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막연히 ‘군인’과 ‘장교’였던 꿈이 ‘포병장교’로 구체화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019년 6월 해병대 포병장교로 임관한 나는 약 16주간의 포병 초군반 교육을 마치고 해병대2사단 포8대대에 배치됐다. 나는 단순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해병대원들을 지휘해야 하는 장교다. 첫 직책이었던 전포대장 임무는 우리 부대가 사격해야 하는 표적의 적정 사격제원을 계산해야 했다. 또 대원들에게 각자 직책에 맞게 명확한 지침과 명령을 내려야 했다.
처음 해보는 지휘자 역할은 쉽지 않았다. 계급이 올라갈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감의 무게는 더 커졌다. 그러나 나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마다 되새겼던 말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포대장은 중대장 지휘 아래 사격지휘 명령과 전 포대 사격명령을 내려야 한다. 포대가 한 개의 표적에 사격할 때마다 전포대장이 요망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사격제원을 산출해 모든 포반에 사격명령을 하는 전투지휘를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막힘없이 진행하려면 전포대장은 정말 모든 과정을 정확하고 상세히 알아야 한다.
나는 내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자 대대 주관 주특기 경연대회, 중대급 전술훈련, 야간 기동훈련, 포탄 사격훈련을 수행하면서 주특기 능력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해병대 포병장교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수많은 훈련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달 시행한 포탄 사격 훈련이었다. 아마 과거의 나라면 사격이 시작될 때 긴장한 나머지 ‘혹시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훈련을 앞두고 스스로 ‘알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주특기 교육훈련을 수없이 반복 숙달한 결과 그날은 떨림과 걱정보다 기대감이 앞섰다.
사격제원을 산출해 포반에 하달한 뒤 ‘준비 완료’ 보고를 했다. 이내 사격하라는 중대장 지시가 떨어졌고, 나와 포대원들은 사격을 실시했다. 완벽한 사격이 이뤄지자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보람이 느껴졌고 감격스러웠다.
이번 훈련에서 나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주어진 직책에 걸맞은 해병대 포병장교가 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