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수호의 사명감
한정협 대위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장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념관 내부 벽면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나라 위해 몸 바친 영웅의 고귀한 희생은 한 줄기 빛으로 영원히 기억되리라’.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 글귀가 항상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오늘은 제7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매년 3월 네 번째 금요일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에서 국가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국토수호 의지를 다짐하는 국가 기념일이다.
나는 현재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조국의 안위를 위해 연평도 포격전 당시 용맹스럽게 대응사격을 했던 전투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고, 그날의 전장 상황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으로 발발했다. 이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대한민국 영토에 가해진 직접적인 화력 도발이다. 평화로웠던 연평도는 거대한 화염이 집어삼켜 아비규환 상황이었다. 이러한 예기치 못한 불의의 피격에도 당시 연평부대와 포7중대는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싸워 승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이 전투를 수행하다 장렬히 전사해 서해를 영원히 수호하는 빛나는 별이 됐다.
‘서북도서 사수’의 완전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나는 언제,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호국 영웅들의 숭고한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정신을 계승해 이곳 연평도를 굳건히 지킬 것이다. 특히 최근 북한의 동·서해상 미사일 발사로 고조된 안보 위협에 대비해 우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정확·충분한 사격이 이뤄지도록 화력대비태세 확립에 매진하고 있다. 더불어 현장 중심의 행동절차를 반복 숙달해 유사시 단호한 대응으로 내 한 몸 바쳐 조국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
지난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 지휘관이었던 김정수 소령(당시 대위)은 중대를 ‘국가대표 포병중대’라고 불렀다. 중대원들에게 서북도서 근무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정수 대위를 필두로 한 포7중대는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이겨 놓고 싸울 수 있는 실전적 전투배치 훈련의 결과로 국가대표로서 자랑스럽고, 영예로운 전투 역사를 기록했다. 나를 비롯한 우리 중대원들 역시 선배 해병들의 임전무퇴(臨戰無退) 정신을 이어받아 한층 더 강건해진 사명감을 견지하고 ‘서북도서 절대 사수’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끝으로, 서해를 지켜왔던 호국 영웅들을 추모하며 마음속 깊이 다짐해 본다. “오늘을 있게 해 준 서해수호 영웅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날의 아픔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거룩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조국수호에 정진하겠습니다. 필승!”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