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통해 달라진 나의 삶
도승환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군 입대 후 내게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근무시간 외에 독서라는 취미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 부대는 책 읽는 병영 조성을 위해 독후감을 작성·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포상휴가를 획득할 수 있는 ‘열정열독(熱情熱讀) 운동’을 전개 중이다. 이 운동에 참여해 한 권, 한 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단점을 발견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독서가 나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줬는지 이야기하고,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독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했다. 사실 나는 평소 걱정이 많고, 늘 어두운 표정으로 생활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책을 접했다. 이 책에 따르면 생각이 많은 사람은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예민한 지각능력과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을 뿐이며, 정신적 과잉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존감의 가장 깊은 토대인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내 자존감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삶이 유유히 흘러가도록 여유를 찾는 방법을 배웠다. 그 결과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밝은 표정으로 생활하게 됐다.
다음으로 독서는 군 생활 태도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이정표가 됐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은 실리콘밸리의 인재들이 뛰어난 팀워크를 창출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핵심은 구성원들과 업무적인 태도로 소통하기보다 서로 개인적인 관심을, 인간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나의 군 생활을 돌이켜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던 선임들은 전부 이러한 원칙을 기본으로 행동했었다.
또 『관계의 힘』에서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의존적 존재이므로 인간은 홀로 살아갈 때 충분한 행복감을 느낄 수 없으며, 행복감의 90%가 원만한 대인관계에서 창출된다고 주장한다. 두 권의 책을 통해 나도 후임들에게 친근하고 포근한 선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상호존중·배려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해소하는 비타민이 됐다. 해안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심신의 피로가 쌓인다. 독서는 일상 속에서 회복탄력성을 갖추게 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내가 전략적 요충지인 연평도를 지킨다는 자부심을 일깨우고, 이러한 마음가짐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로도를 극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독서가 취미가 된 이후 나의 군 생활은 매일 소소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독서를 권장한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독서는 사회에 나가서도 나의 꿈을 성취하는 데 귀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