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훈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우리는 삶 속에서 미래 나의 목표를 위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최고의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학과는 무엇으로 정할까?’ ‘어떠한 직업을 가질까?’ ‘자기계발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같은 질문들이 그렇다.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조언을 받아왔지만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미래를 걱정하다 도망치듯 군대에 입대했다.
막연하게 머릿속에만 맴돌던 불확실한 걱정거리는 입대 후 내게 부여된 임무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밝고 적극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자 스스로 차분하게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고, 나의 장점과 특기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찾고, 발명에 관심이 많고, 모르는 것을 탐구하는 호기심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평소 관심 있던 전자공학에서 세부적으로 반도체공학기술자라는 진로를 설계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되고 싶은 직업이라는 큰 틀만 잡았을 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부대에서 추진하는 A4 한 장짜리 ‘꿈과 희망’ 작성이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꿈과 희망’은 내 인생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버킷리스트와 일일, 주간, 월간, 분기 단위의 세부적인 실천 과제를 작성하는 계획서다.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나는 나라사랑 포털에서 접속할 수 있는 군 e-러닝과 K-MOOC라는 온라인 강좌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군 e-러닝은 학점을 이수할 뿐만 아니라 유익한 온라인 강의를 군 복무 중에 수강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반도체 분야를 군 e-러닝에서 맞춤형으로 개설된 강좌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또 K-MOOC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반도체와 관련된 심화 강좌를 학습했다. K-MOOC는 군 e-러닝만큼 장병들에
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교수님들의 강의로 전공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 더불어 병 자기개발비용 제도로 토익 시험, 컴퓨터 활용능력을 학습하기 위한 교보재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어학 능력 향상과 반도체공학기술자로서 갖춰야 하는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을 키웠다.
이렇듯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불확실한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대를 결정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누군가가 무엇이 하고 싶으냐고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선택하기 두려워 맞서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것도 할 수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제일 크고 어려운 진로 선택을 해낸 내게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선택들은 전혀 두렵지 않다. 군대에서 세운 계획을 하나하나 달성해 반도체공학기술자로서 내가 연구한 신기술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5.16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