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상병 해병대2사단 1포병대대 본부중대
나는 장병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해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조리병이다. 지난 3월 급양관리담당 김권세 중사님으로부터 ‘전군 군 장병 조리기능 경진대회’가 열린다는 말을 들었다. 국방부 장관과 기관장 상장 등이 걸려있었지만, 조리 관련 대회에는 한 번도 참가해본 적도 없거니와 전군을 대상으로 하는 큰 대회였기에 부담감이 앞섰다.
그러나 김 중사님이 “이것도 다 경험이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자”고 용기를 줘 마침내 출전을 결심했다.
그렇게 김 중사님, 같은 본부중대 조리병 이한빈 병장과 함께 팀을 이뤄 대회 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대회 준비는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식재료로 장병 급식메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창작요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세 사람이 의견이 제각각 일 뿐만 아니라 만든 음식의 결과물도 형편없었다. 하지만 세 명의 해병대원들은 해병대와 2사단의 명예를 걸고 매일 새로운 음식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요리를 시도했다.
우리는 매일 음식 맛을 보고 더 나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 격의 없는 대회를 나눴다. 그리고 다양한 상상과 토론으로 만든 결과물을 요리로 완성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명예를 드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차올랐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대회 규모와 참가자들 실력에 압도당했다. ‘과연 우리가 이 사람들 사이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중사님의 “해병대원으로서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을 펼쳐 보인다는 생각으로 하면 돼”라는 말에 자신감이 샘솟았고, 떨림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 우리는 1시간 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음식으로 선보였다. 차례가 끝난 후에는 다른 팀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시상식을 기다렸다. 그들도 우리만큼이나 조리에 몰두했다. 나도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전역 후 더 신선하고 다채로운 음식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종 결과 우리 해병대2사단은 라이브 단체부문에서 ‘금상’을, 군 장병 조리경진대회에서 ‘일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농촌진흥청장상’도 추가 수상했다. 지난 두 달간 조금이라도 더 맛있고, 질 높은 요리를 선보이겠다고 노력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무엇보다 해병대에 입대해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도 이렇게 큰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신 김 중사님, 항상 옆에서 도와주고 즐겁게 해주던 이 병장님께 감사를 전한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5.26>
앞으로도 그 날의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전우들에게 맛있고 영양 가득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해 장병 체력 증진과 해병대 전투력에 도움이 될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