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중령 해병대2사단
[국방일보 2022.08.02 국방광장] KCTC 훈련은 매년 해병대 1사단에서 1개 보병대대가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병대 2사단이 경계작전과 교육훈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부대운영 개념을 바꾸면서 올해 최초로 KCTC 훈련에 참가하는 부대를 선발하게 됐다.
2사단은 KCTC 훈련 참가부대를 선발하기 위해 예비대대 대상으로 각개병사의 전투력부터 대대의 전술 수준까지 평가했다.
우리 대대는 매일 혹독한 체력단련을 통해 기초체력 평가에서 5개 예비대대 중 특급 비율이 월등히 높은 성과를 이뤘다. 또한 매주 두 차례 대대 총원이 20㎞ 전 구간을 완전무장 구보로 완주했다. 그리고 중대별 전술훈련과 매주 상황조치훈련을 실시한 덕분에 상황조치능력 평가도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그렇게 2개월간 치열한 평가와 훈련을 거쳐 우리는 마침내 KCTC 참가부대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전투기술 숙달 및 전술능력 향상을 위해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훈련장에서 제대별 전술훈련과 제병협동훈련을 했다. KCTC 훈련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전차, 상륙돌격장갑차, 공병, 화생방, 정보부대 등의 지원 및 배속부대로 편성된 600여 명의 81대대 상륙단은 고된 체력단련과 전술훈련으로 강인한 체력과 조건반사적인 전투 기술을 숙달했고,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KCTC 훈련은 극한의 연속이었다. 9일의 훈련 기간 동안 꼬박 4일간 비가 내렸다. 초여름 날씨가 무색하게 기온은 내려갔고, 저체온증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무박 4일 훈련 기간 내내 궂은 날씨와 지형 탓에 통신상태는 불량했고, 인접부대 상황도 알 수 없어 전장 가시화가 어려웠다. 수시로 기동지휘소를 운용해 현장에 부대를 지휘할 수 밖에 없었다.
희망은 있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빨간명찰에 부끄러운 해병이 되지 않겠다는 부대원들의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군의관의 노력으로 저체온증 환자는 금방 회복했고, 환자들은 조기복귀 뜻을 밝혔다. 대대 참모와 중대 행정관들은 전투력 보충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고, 적시적인 병력 보충으로 의기투합해 다시 싸울 준비를 할 수 있었다. 통신소대는 고지에 통신중계소를 운용하고 유선을 가설하고 점검하며 통신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대원들 역시 전문대항군을 상대로 잘 싸웠고, 이는 대항군뿐 아니라 훈련통제관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남기는 등 ‘역시 해병대’라는 극찬을 들었다.
이번 KCTC 훈련을 통해 기상, 지형, 전장 마찰 등 실제 전상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제한사항을 경험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강구했다. 앞으로 해병대가 KCTC 훈련 기회 확대로 전투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지상군뿐 아니라 해·공군도 함께 실전적 합동훈련을 진행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