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1사단 이태균 상병
나는 청소년기 중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롭고 힘든 날도 많았다. 이러한 기억 때문인지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입대할 시기가 되자 주저 없이 해병대를 지원했다.
해병대 신병교육훈련을 마치고 공정부대에 배치됐다. 첫 도전은 공수기초훈련이었다. 3주 훈련이 두렵기도 했지만 도망가고 싶지는 않았다. 훈련 기간 내내 ‘할 수 있다’는 말을 내뱉으며 나와 동료들을 일으켰다. 그리고 공수휘장이 내 가슴에 붙여졌다. 그 감동과 자부심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함께 흙먼지를 구르던 동료들과 해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땀 흘리며 단단해지는 전우애가 무엇인지 체감했다.
두 번째 도전은 사격이었다. 신병훈련 때 사격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사격훈련 때마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부대와 지휘관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보직이든 나와 전우,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해병의 기본 조건은 사격이다. 강한 책임감이 생겼고, 사격훈련에 집중했다. 여전히 내 실력은 부끄러웠지만 이번에도 포기는 없었다. 사격을 잘하는 동료에게 수십 번 질문을 했고, 머릿속으로 소총을 쥐고 사격절차 연습을 반복했다. 그 덕분에 주야간 50발을 모두 명중하며 특등사수가 됐다.
나의 사격 실력은 우리 중대가 상급부대 검열을 받을 때 빛을 발했다. 검열이 예고된 날부터 우리 중대는 평가과제 전반을 연습하고, 중대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며, 지독하게 반복 훈련을 했다.
중대가 평가받는 이 도전에 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족하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넘치던 사격 능력으로 후임들에게 노하우를 알려 주고 싶었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사격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야간 표적지 조준방법 등 그저 특등사수라는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동료들을 가르치는 비공식 교관으로 만들었다. 우리 중대는 5000발이 넘는 실탄을 사격했고, 입으로는 쉴 틈 없이 각자의 사격비법을 쏟아냈다. 그 결과 우리 중대는 ‘전원 합격’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어느덧 상병이 됐다. 중대원들과 함께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를 바탕으로 더 좋은 선임, 더 나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해병대에서 자신감과 목표가 생겼다. 누군가와 함께 목표를 성취하는 즐거움도 알았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의 힘을 나눠 주며 함께 성장하는 선임이 되고 싶다. 아직도 훈련이 기대된다.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특등사수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오늘도 내게 설레는 질문을 던져 본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8.05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