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균 상병. 해병대1사단 31대대.jpg

이태균 상병. 해병대1사단 31대대

 

나는 청소년기 중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롭고 힘든 날도 많았다. 이러한 기억 때문인지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입대할 시기가 되자 주저 없이 해병대를 지원했다.

 

해병대 신병교육훈련을 마치고 공정부대에 배치됐다. 첫 도전은 공수기초훈련이었다. 3주 훈련이 두렵기도 했지만 도망가고 싶지는 않았다. 훈련 기간 내내 ‘할 수 있다’는 말을 내뱉으며 나와 동료들을 일으켰다. 그리고 공수휘장이 내 가슴에 붙여졌다. 그 감동과 자부심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함께 흙먼지를 구르던 동료들과 해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땀 흘리며 단단해지는 전우애가 무엇인지 체감했다.

 

두 번째 도전은 사격이었다. 신병훈련 때 사격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사격훈련 때마다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부대와 지휘관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보직이든 나와 전우,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해병의 기본 조건은 사격이다. 강한 책임감이 생겼고, 사격훈련에 집중했다. 여전히 내 실력은 부끄러웠지만 이번에도 포기는 없었다. 사격을 잘하는 동료에게 수십 번 질문을 했고, 머릿속으로 소총을 쥐고 사격절차 연습을 반복했다. 그 덕분에 주야간 50발을 모두 명중하며 특등사수가 됐다.

 

나의 사격 실력은 우리 중대가 상급부대 검열을 받을 때 빛을 발했다. 검열이 예고된 날부터 우리 중대는 평가과제 전반을 연습하고, 중대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며, 지독하게 반복 훈련을 했다.

 

중대가 평가받는 이 도전에 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족하지만 자신감 하나만큼은 넘치던 사격 능력으로 후임들에게 노하우를 알려 주고 싶었다. 방독면을 착용하고 사격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야간 표적지 조준방법 등 그저 특등사수라는 자신감이 나도 모르게 동료들을 가르치는 비공식 교관으로 만들었다. 나는 5000발이 넘는 실탄을 사격했고, 중대원들과 함께 입으로는 쉴 틈 없이 각자의 사격 비법을 쏟아냈다.그 결과 우리 중대는 ‘전원 합격’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어느덧 상병이 됐다. 중대원들과 함께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를 바탕으로 더 좋은 선임, 더 나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해병대에서 자신감과 목표가 생겼다. 누군가와 함께 목표를 성취하는 즐거움도 알았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의 힘을 나눠 주며 함께 성장하는 선임이 되고 싶다. 아직도 훈련이 기대된다.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특등사수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오늘도 내게 설레는 질문을 던져 본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8.18> 


  1. 제주 해병 3·4기 호국관 개관을 기념하며 - 해병대9여단 김기한 원사

    김기한 원사 해병대9여단 9월 1일은 제주 해병대의 날이다. 이날은 제주 해병 3·4기생들이 6·25전쟁 당시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인천 앞바다로 출정한 날이다. 해병대는 지난 2001년부터 매년 해병혼...
    Date2022.09.05 Views32572
    Read More
  2. 특등사수의 다음 도전은? - 해병대1사단 이태균 상병

    이태균 상병. 해병대1사단 31대대 나는 청소년기 중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롭고 힘든 날도 많았다. 이러한 기억 때문인지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가 매력적으로 다...
    Date2022.08.30 Views30158
    Read More
  3. [국방일보 진중문고+] 새벽 5시, 나를 찾아가는 시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 김동준 병장 해병대6여단 본부대 김유진 지음 토네이도 펴냄 나는 여단 주임원사 운전병이다. 나의 하루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기상 후 과업을 준...
    Date2022.08.30 Views27537
    Read More
  4. 특등사수의 다음 도전은? - 해병대1사단 이태균 상병

    해병대1사단 이태균 상병 나는 청소년기 중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외롭고 힘든 날도 많았다. 이러한 기억 때문인지 해병대의 끈끈한 전우애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Date2022.08.07 Views33283
    Read More
  5. KCTC 훈련 참가 의미 - 이영진중령 해병대2사단

    이영진 중령 해병대2사단 [국방일보 2022.08.02 국방광장] KCTC 훈련은 매년 해병대 1사단에서 1개 보병대대가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병대 2사단이 경계작전과 교육훈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부대운...
    Date2022.08.03 Views30393
    Read More
  6. 말의 결을 달리하자 - 해병대1사단 임동희 병장

    임동희 병장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국방일보 병여의창 2022.07.20]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정유재란 때인 노량해전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Date2022.07.24 Views28283
    Read More
  7. 소대 전술훈련을 마치고 - 해병대1사단 임혜련 중위

    임혜련 중위 해병대1사단 2여단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7.22] 우리 소대는 4박5일간 부대 인근 산악 및 야외훈련장에서 소대 전술훈련을 실시했다. 소부대 전투기술 숙달을 위한 이번 훈련은 내가 소대장 직책을 ...
    Date2022.07.22 Views27409
    Read More
  8. 대한민국 해병대 정신을 세계에 알리다 - 해병대1사단 최한결 대위

    최한결 대위. 해병대1사단 사단본부 공보정훈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07.11] 해병대1사단은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몽골 합동훈련센터에서 진행된 2022년 칸 퀘스트 훈련에 참가했다. 칸 퀘스트 훈련은 유엔 평...
    Date2022.07.17 Views24722
    Read More
  9. 우리는 해병대의 자랑이다 - 해병대2사단 김준현 상사

    김준현 상사 해병대2사단 1여단 십수 년 전 입영통지서를 받고 교육훈련단을 들어설 때 그 긴장감과 떨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극기주를 이겨내고 ‘빨간명찰’을 가슴에 달았을 때의 뜨거움도 아직 잊지 못한다. 임...
    Date2022.06.28 Views33732
    Read More
  10. 내가 보낸 시간, 전우가 보낼 시간 - 엄희천 병장 해병대2사단 정보통신대대

    엄희천 병장 해병대2사단 정보통신대대 “누구나 해병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나 해병이 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해병대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
    Date2022.06.22 Views28238
    Read More
  11. 군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 - 박승범 상사 해병대2사단

    박승범 상사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본부중대 중대 행정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대원들과 함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내가 3년째 활동하는 창업발명동...
    Date2022.06.14 Views29098
    Read More
  12. 해병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 오은석 병장 해병대2사단 상륙장갑차대대

    오은석 병장 해병대2사단 상륙장갑차대대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 나는 170㎝에 46㎏으로 매우 왜소한 체격이었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이후 12년의 학창시절동안 ‘멸치’로 불렸다. 별명 때문에 위축된 나는 운동...
    Date2022.06.08 Views25712
    Read More
  13. 나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 박어진 소위 해병대 군수단 재정참모실

    박어진 소위 해병대 군수단 재정참모실 지난 3월 해병소위로 임관하면서 바로 실무에 투입됐다. 초급 군사반 교육 중인 동기들은 내게 실무는 어떤지 물어보곤 한다. 내가 후반기 교육에 앞서 졸업·임관과 동시에 실...
    Date2022.06.02 Views25664
    Read More
  14. 값진 땀방울의 맛 - 김형주 상병 해병대2사단 1포병대대 본부중대

    김형주 상병 해병대2사단 1포병대대 본부중대 나는 장병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해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조리병이다. 지난 3월 급양관리담당 김권세 중사님으로부터 ‘전군 군 장병 조리기능 경진대...
    Date2022.06.02 Views25269
    Read More
  15. 미래를 향한 선택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 유승훈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유승훈 병장 해병대 연평부대 우리는 삶 속에서 미래 나의 목표를 위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최고의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학과는 무엇으로 정할까?’ ‘어떠한 직업을 가질까?’ ‘자기계발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Date2022.05.16 Views2594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6 Next
/ 36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