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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서 하사 해병대 교육훈련단

 

 

우리는 가끔 언론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범죄를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분노와 슬픔을 느끼지만, 이내 일상으로 돌아온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이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피해자가 될 뻔했던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20살, 성인이 되고 나는 보험·적금·신용카드 등 금융거래를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곳에서 광고 문자와 전화가 왔다. 저금리 대출을 위한 기존 대출 상환 요구 전화나 구매한 적이 없는 택배가 도착했다는 링크 문자 등이 종종 오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에이, 이런 거로 누가 속아? 설마 속는 사람이 있다고?’ 하며 가볍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설마 했던 일이 나에게도 생겼다. 지난 10월 임관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나는 군인공제회 직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복지카드 승인을 위한 주민등록번호와 카드사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통화를 계속하다 보니 그 사람이 하는 얘기가 맞는 것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정보를 조금씩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문자나 전화가 오면 전부 보이스피싱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교육훈련단 소대장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그날은 주말이었고, 전화가 온 사람이 군인공제회 직원이라는 증거도 없었다. 그래서 전화한 사람에게 “주말에도 군인공제회 업무를 보시는 겁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후에 추가적인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전화를 끊자 ‘아, 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구나’라는 생각과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안일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는 계기도 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비대면 활동으로 모바일 사용량이 증가했고, 그에 따른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도 급증했다고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범죄의 방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다. 기존 보이스피싱 수법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 피해자에게 정보를 요구하는 단순한 방법이었으나 현재는 정부 대출상품, 현금 편취 등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하는 등 유형이 바뀌는 것을 피해 사례를 보며 알 수 있었다.

 

나는 나에게도 있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법과 대처법을 장병들에게 알려주며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해야겠다고 다짐한다.<국방일보 병영의창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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