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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상병 해병대2사단 정보통신대대

 

 

‘힘들다, 못하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이었다. 건강 문제를 비롯한 어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군 생활은 우울하고 기운 없는, 지옥 같은 하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매일이 행복하고 알찬 하루의 연속이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정보통신대대에서 ‘회복탄력성’ 교육을 몇 차례 듣고 나면서다. 군 생활 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준 전환의 순간이 됐다.

 

곧장 병영도서관에서 ‘회복탄력성’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어봤다.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나의 역경과 어려움을 군 생활이라 가정하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군 생활의 질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자양분이 됐다. 제일 먼저 ‘대인관계 능력’을 배우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감정 상태를 재빨리 파악해 이해·공감함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법이다. 대대 전입 초기 아무것도 모르고 방황하는 나를 간부들과 선임들이 아껴주고 챙겨준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덕분에 나도 앞으로 후임들이 들어왔을 때, 어떠한 식으로 대해줘야 후임들이 군 생활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배웠다.

 

두 번째는 ‘자기 계발’이다. 요즘은 개인시간을 이용해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장병이 많아졌다. 또 각자 살아온 지역·환경 등이 다른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 군대에서는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정말 많다. 한평생 운동만 하며 살아온 나는 요즘 선임들에게 기타·피아노·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또 운동으로 인해 아픈 곳이 많았는데, 재활을 공부하던 선임을 만나 건강상의 문제도 점점 해결되고 있다. 나 또한 전우들에게 운동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렇게 군대에 와서 능력 있는 선임과 후임을 만난 것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책임감’이다. 물론 사회생활을 경험하다 입대한 장병도 있겠지만, 대부분 성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대하게 된다. 그렇기에 보통 책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장병이 적지 않다. 하지만 군대에서는 무엇을 하든 자기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로 인해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다.

 

얼마 전 두 달간 다른 대대에서 파견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맡은 임무를 책임지고 완수했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앞으로 그 어떠한 중대한 책임도 맡을 수 있도록 더욱 성장하고 싶다. 군대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 놀랍고,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에게 군 생활은 역경과 어려움이 아닌 한 줄기 빛이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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