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대위(진). 해병대2사단 공보정훈실
얼마 전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했다. 기념관 내부는 지역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소개하고, 항일 의병 활동상이 전시돼 있었다. 나는 전시물을 관람하면서 당시 뜨거운 조국애와 희생정신을 되새겨 보며 ‘우리는 가끔 역사를 망각한 채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10년 국권을 강탈당한 후 암흑의 삶을 살아가던 우리 민족은 군대와 경찰을 앞세운 일본 제국주의자들 앞에 어떠한 미래와 희망도 없는듯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무력에 굴복하지 않았고, 1919년 3월 1일 분연히 일어나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저항했다.
올해 3월 1일은 그날의 항일정신과 독립의지를 기리기 위한 104주년 3·1절이다. 내가 대한민국의 헌법과 태극기 아래서 자유를 누리며, 한글을 통해 사고하고,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것은 그날 조국의 완전한 독립을 바라며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와 이름 모를 수많은 애국지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 만큼은 견딜 수가 없다”는 유관순 열사의 말씀처럼 우리 민족에게 있어 일제 강점기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그렇기에 각자의 신념과 방식으로 전국 각지에서 항일투쟁이 일어났다. 누군가는 일제의 만행에 분개하며 무력을 통한 무장 독립운동을, 누군가는 평화적인 방법을 찾아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저마다의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였다. 그들은 우리의 자주권을 되찾기 위해 행동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우리는 과연 절실한가? 우리는 과연 절박한가?
적은 핵 무력 선포를 비롯해 미사일 발사, 무인기 영공 침범 등 끊임없는 도발을 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국가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과거 일제의 총·칼은 자유에 대한 열망을 꺼트리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지킬 힘이 없고, 잃어버린 내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듯 지금 우리는 절실해야 한다. 적이 도발하면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적을 분쇄할 수 있는 단호한 결전태세, 싸워 이긴다는 정신적 대비태세만이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다.” 고작 1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유관순 열사의 말씀이다. ‘위국헌신 군인본분’과 함께 군복을 입은 우리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정신이라 생각한다.
3·1절의 의미를 상기하며, 굳건한 대한민국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군인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