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탁 대위 해병대6여단 본부대
최근 진행된 ‘해병대다운 리더십 회복과 정체성 함양’ 강연에서 해병대의 정체성과 본질, 응집력을 이해하면서 우리 군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게 됐다. 해병대 마크엔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정의는 옳은 것, 자유는 무엇에도 구속받거나 얽매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도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해병대로서 새삼 자부심이 드는 문구다. 해병대는 옳은 것을 지키고자 적과 싸워 이 땅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병대의 정체성이다.
선배 해병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적과 싸웠다. 진동리지구전투, 통영상륙작전으로 적의 진출을 저지했고 장단·사천강지구전투에서는 495일간 중공군과 맞서 휴전 전까지 서울을 굳건히 지켜 냈다. 또한 2010년 11월 23일 벌어진 연평도 포격전에서는 무차별적인 북한의 포격에 13분 만에 대응사격에 나서며 승리의 역사를 다시 세웠다. ‘필승!’이란 경례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해병대는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한다. 그것이 뼛속까지 새겨진 해병대의 본질이다.
‘정의와 자유를 위하여’라는 신념을 갖고 강인하게 전투에 임해 승리하는 해병대를 만드는 응집력은 무엇일까? 해병대 창설 초기에는 아버지와 아들, 삼촌, 친구 등 가족과 같은 형태로 부대원이 구성됐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해병대는 서로를 믿고 따르며 동료를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각오한다. 전장에서 전우를 두고 오는 일이 없으며, 먹을 게 없으면 부하와 후임을 먼저 챙긴다. 초기 해병대의 문화는 현재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해병대의 문화 때문에 부대원들은 뭉치고 의지하며 힘든 훈련도 함께 이겨 내곤 한다. 결국 우리를 뭉치게 하고 싸울 수 있게 하는 힘은 ‘가족애’다.
적은 지금도 사이버·미사일·핵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적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와 이 땅의 평화를 지키고, 반드시 적과 싸워 승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함께 전장에 나갈 전우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아끼는 것이다. 전우애를 바탕으로 한 실전적 교육훈련으로 전투감각과 전술적 식견을 함양하고, 확고한 대적관으로 무장해 언제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춰야 한다.
우리 흑룡부대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서북도서 방어 임무를 수행 중이다. 우리는 국민의 군대로서 대한민국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일전불사의 각오로 전투에 임할 것이며 적의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울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해병대다. “This is Marine Cor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