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상사 해병대2사단 선봉여단
신병들의 안정적인 부대 적응을 돕고자 매달 전입 온 신병들에게 동화교육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신병을 마주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늘 여러 감정이 드리워져 있다.
아마도 새로운 부대 생활을 앞둔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호기심, 그 밖의 미묘한 감정일 터. 이렇게 각기 다른 표정으로 전입 온 신병들은 4박 5일간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역사·임무 등이 포함된 부대 소개, 인권교육, 고충처리 절차, 신고제도 등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동화교육을 받고 예정된 부대로 배치된다.
통상 교육은 강의식 지식 전달에 중점을 두지만, 어느 순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뒤바뀌기 마련이다. 낯선 환경에 놓인 신병들에게 궁금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가 교육장을 가득 채운다. “우리 부대 임무는 무엇입니까?” “부대는 주로 어떤 훈련을 합니까?” 교육 때마다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질문이 쏟아진다.
이들의 질문에 열을 올리며 설명하다 보면 불현듯 머릿속에 몇 가지 생각이 스친다. ‘이런 질문은 우리 부대원 모두가 고민하는 사항이 아닐까’ ‘임무 완수를 위해 우리는 어떠한 훈련을 해야 할까’ ‘우리는 지금 당장 작전에 투입될 준비가 돼 있을까’ ‘과연 우리는 적과 싸워 승리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을까’.
내가 속한 해병대2사단은 경계작전을 주 임무로 수행한다. 우리는 대한민국 수도권의 서측방을 지키는 부대로, 항상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경계작전에 임하고 있다. 신분과 맡은 직책은 다르지만 신병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은 누구나 처음 군 생활을 할 때 다짐했던 초심(初心) 그 자체이며, 그것에서 비롯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병들을 마주할 때마다 현재 사단의 중심을 이루는 우리의 첫 전입 모습을 보는 듯하다. 앞으로 이들은 우리가 지나온 길을 걸어갈 것이다. 전입 온 신병들의 조기 부대 적응을 돕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해병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용광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하고 멋진 해병을 양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돌아간다. 그 용광로는 해병대가 걸어온 지난 75년의 역사를 이어가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고 있다.
언제나 밝은 미소를 머금고 따뜻한 마음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전우들과 함께 소통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 해병대를 꿈꾸며 입대를 준비하는 청년, 입대의 기로에 놓여 있는 지인들, 앞으로 자라날 우리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해병대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다 함께 더욱 정진해 나가자!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