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대위 해병대1사단 킹콩여단
해병대사령관배 전투사격 경연대회 우승은 우리 중대에는 큰 영광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사격과 전투는 물론 부대 단결이라는 평범하지만 어려운 목표까지 달성했다.
준비 과정에서 차츰 결속하는 중대를 보며 모든 역경과 도전에도 이들과 함께라면 이겨 낼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고, 우승의 순간은 지휘관으로서 가장 영광되고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
이 3개월의 시간을 통해 얻은 것은 총원이 한마음이 됐다는 것이고, 우승은 뒤따라오는 명예였다.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은 궂은 날씨와 누적되는 피로 등 제한된 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싸움이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인간적인 신뢰를 잃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였다.
스스로 확신을 갖고 동료를 믿으면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도 필요했다. 사격술에 재능이 있는 대원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해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만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격에 왕도는 없다. 50을 노력해 100의 결과를 얻을 순 없다. 100을 노력했는데 50의 결과가 나오는 것도 없다. 100이면 100, 50이면 50이 나오는 것이 진실이며 반복된 숙달만이 명사수를 만든다.
내 역할은 수십 명의 사수가 지루한 반복의 순간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계속 걷도록 열정을 불어넣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목표와 동기를 제시하며, 목표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연습이 시작되자 숙련된 간부들의 솔선수범이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능숙하게 표적을 맞히는 이선수 상사, 신임 소대장임에도 한 번에 전탄을 명중시키는 문주은 소위 등 스스로를 증명한 간부들에게 해병들은 계속 달라붙어 묻고 또 물었다.
어느 날 식사 후 휴식시간에 올라간 사격장에서 아무도 시키지 않았으나 혼자 사로에 올라 자세를 연습하는 해병을 봤을 때 내가 그의 중대장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총원이 한계를 넘고자 하고 있음에 이미 이겼다고 확신했고, 우리는 말 그대로 해병대였다.
“아마추어는 전략을 논하고 프로는 보급을 논한다”는 말이 있다. 사격장을 어떻게든 받아 내 한 발이라도 더 쏘게 만든 대대, 혹여나 밥이 식지는 않았는지 손난로는 충분히 준비됐는지 확인하고 지원해 준 군수과, 야간사격 때 방한을 위해 천막을 설치해 준 본부중대, 통제관이 부족해 고민 중일 때 자신의 일처럼 지원해 준 동료 중대장들, 그마저도 부족하면 지원 오는 대대 참모들이 있어 그들에게 의지하고 집중할 수 있었다.
중대가 사격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준 대대원 모두가 함께였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이제 확신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도전에 직면해도 우리의 단결과 신뢰가 있다면 주저 없이 싸울 수 있고 승리할 것이다. 우리 중대원들의 대장이어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2024.07.04 국방일보 병영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