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원 하사 해병대교육훈련단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를 운용하는 해상돌격 주력 부대이자 상륙작전의 선봉대 역할을 하는 상륙장갑차부대 부사관이다. 해병대 부사관 기준으로 25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입대를 결심했다. 입대 전에는 육·해·공 전 영역의 방위산업을 담당하는 방산업체 협력사에서 설계팀의 일원으로 근무했다. KAAV를 비롯한 여러 군사장비의 3D 모델링, 캐드, 일러스트 작업 등 설계업무를 담당하면서 국방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당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던 것은 KAAV였다. 전 군에서 오직 해병대만이 운용하는 장비라는 점도 특이했지만, 바다와 육지에서 동시에 위용을 뽐낼 수 있는 KAAV는 설계 단계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다.
회사에서 설계업무를 하면 할수록, 이 독특한 매력의 장비를 직접 운용·정비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사무실에서 하는 단순 설계가 아니라 엔진 소리와 장병들의 함성을 듣고 싶었다.
언론을 통해 직접 설계한 KAAV가 미국 해병대와 연합훈련을 하고, 태국·하와이 등 해외에서 힘차게 진격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설?다. 결국 2024년 8월 안락한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해병대교육훈련단의 문을 두드렸다.
혹자는 “편한 자리, 좋은 월급을 두고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얘기하지만 해병대 부사관이라는 신분과 해병대 전투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명예이자 꿈이었다. 입대를 결심하고 훈련을 받으면서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11주간 오로지 ‘빨간명찰’과 부사관 계급장만 생각하며 땀 흘렸다. 극기주를 마치고 교육훈련단 정문으로 들어왔을 때의 감동과 빨간명찰을 받을 당시의 뜨거운 눈물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024년 10월 18일, 임관식에서 대표선서를 하는 순간에는 전율이 흘렀다. 대한민국 해병대 부사관으로서 조국과 국민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진정한 해병대의 일원이 됐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지난 2일까지 임무에 필요한 병과 보수교육(상장초급반)을 받았다. 여러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직접 설계한 장비들을 실무적으로 배워 가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부하를 자신 있게 이끌고, 상관에게 신뢰받는 전천후 해병대 부사관으로 우뚝 서고 싶다. 더 나아가 부소대장, 정비반장, 행정관 등의 직책을 수행하며 민간에서의 경험을 접목해 KAAV-Ⅱ, KAAV-Ⅲ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지금 해병대 일원으로서 느끼는 자부심과 보람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훗날 그토록 원했던 KAAV를 타고 육·해상을 누비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해병대 부사관으로서 모든 열정과 능력을 바치겠다고 다짐한다. <국방일보 병영의창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