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철모  - 청룡부대 포병대대 5중대 중위 김문기

 

이 총이 향하는 일점은

내 속에 숨겨진 불필요한 실체이다

아니 내가 걸어 온 저쪽에서

어느 소녀가 안겨 준

아쉬움 같은 집착이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정글을 누빈 탄도를 따라

나는 아예 창조주의

서투른 솜씨로 이 노래를 시작한다.

V·C를 향한 이 총은

우리의 쪼들린 역사를 뒤로 뚫어야 하고

또 시들은 세대를 명중해야 한다.

 

기억될 우정이 넘치는 벙커에서

신의 죽음을 믿어야 했고

도망치는 적의 목덜미에서

아세아의 병든 피부를 느꼈다.


  1. 가난한 철모 - 김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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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1.02.13 Views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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