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공식블로그인 "날아라마린보이(http://rokmarineboy.tistory.com/) 2010년 8월20일 등록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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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무더위를 피하는 최고의 피서지는 바로 푸른 동해바다. 그리고 최고의 피서방법은 바로 푸른 동해바다에서 연인과 함께 즐기는 물놀이다! 하지만 이열치열(以熱治熱) 무더위는 훈련으로, 추위도 훈련으로 극복하는 해병에게 올 여름의 무더위는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무더위가 더욱 반가운 이들이 있다. 바로 해병대 수색교육대 교관들이 그 주인공. 이들이 무더위를 더욱 반기는 이유는 바로 훈련조건이 가혹할수록 더욱 강인한 해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물속에서도 땀을 흘릴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된 해병대 수색교육대 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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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던 지난 7월. 푸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탄탄한 근육과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해병들이 우렁찬 함성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해병들의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이곳은 바로 해병대 생존수영/전투수영 훈련장. 이미 TV방송이나 신문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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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곳에 모인 해병들은 바로 69차 수색교육 중인 해병들. 특히 이 날은 수색교육 3주차 과정 중 배웠던 장구수영, 전술 침투수영, 생존수영을 평가받는 2마일 장구수영평가가 있는 날이다. 군기가 바짝 들어간 해병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교관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오늘 수색교육대 교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혹하게 훈련에 임하는 해병들을 몰아세울 것이다. 해병대 내에서도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수색대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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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아직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교관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마다 훈련에 임하는 해병들의 얼굴에는 송골송골 구슬땀이 맺히고 여기저기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단지 2마일 장구수영평가전 몸을 풀기 위한 PT체조일 뿐인데 훈련을 받는 해병들의 얼굴에는 고통이 가득하다. 오직 훈련을 받아 본 해병만이 알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고통! 하지만 이정도 고통도 극복할 수 없다면 나는 수색대원이 될 자격이 없다. 지금부터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훈련을 포기하라는 교관들의 달콤한 속삭임에도 해병들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또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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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 한편에 설치된 통제본부에서는 교관들의 회의가 한창이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도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미비점은 없는지, 날씨와 수온은 적당한지, 교관들의 배치는 잘 되어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겉으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교관이지만 이들의 목적은 진짜 해병을 만드는 것. 내색만 하지 않을 뿐, 모두가 훈련을 통과해 최고의 해병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은 교관들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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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PT체조가 끝났다. 본격적인 평가를 앞두고 모든 준비를 마친 해병들. 아직 탈락한 해병은 한 명도 없다. 최고의 해병만이 수색대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중에서도 극소수의 해병만이 수색대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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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모두 통과했다고 해서, 모두가 수색대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끈끈한 전우애로 똘똘 뭉친 해병은 절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다만 나 자신과의 싸움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중요한 평가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병들은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최선을 다해 나의 한계를 극복하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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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의 신호에 따라 입수준비를 마친 해병들이 차례로 푸른 바다에 몸을 던진다. 이제 드디어 2마일 장구수영평가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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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날씨는 온도는 30.7℃에 습도는 52%를 넘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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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밖에 있으면 뜨거운 햇살에 온 몸이 녹아내릴 것 같고 물속에 있으면 금세 체온을 빼앗기고 추위를 느낄 수준이지만 2마일 장구수영평가에 임하는 해병들은 거침없이 바다 한 복판을 향해 헤엄쳐 나간다. 원활한 훈련통제와 해병들의 안전을 위해 2마일 장구수영평가는 직선거리가 아닌 정해진 지점을 계속 반복해서 헤엄쳐 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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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훈련코스를 한 바퀴 헤엄쳐 돌은 해병들이 평가교관들의 앞을 지나가며 자신의 훈련번호를 크게 외친다. 2마일 즉 3.218㎞를 헤엄치려면 앞으로도 몇 번이나 더 평가교관들 앞을 지나가야 하지만 헤엄치는 해병들의 몸놀림에서는 전혀 지친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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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교육평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나 혼자서만 잘해서는 절대 평가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2마일 장구수영평가 역시 2인1조 혹은 3인 1조로 평가를 받는다. 서로가 호흡을 맞추며,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2마일을 헤엄쳐 건너야 한다. 2인 1조로 수영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마치 2인 3각 달리기처럼 서로 마음을 맞추고 호흡을 맞추지 못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훈련인 것이다. 처음에는 한데 뭉쳐있던 해병들이 점점 흩어지기 시작한다.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의 격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함께 헤엄치는 전우가 뒤쳐진다고 해서 나 홀로 헤엄쳐 나가는 해병은 단 한명도 없다. 인간은 극한 상황에 직면하면 이기적인 존재로 변한다고 한다. 하지만 해병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우를 버리지 않는다. 절대 전우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뒤쳐진 전우를 위해 자신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해병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해병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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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푸른 바다가 더욱 멋져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해병들의 멋진 전우애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1. notice

    1980년대 해병대 유격교육대 훈련과정

    1980년대 해병대 유격교육대 훈련과정 ※ 오류로 인해 일부 사진이 노출되고 있지 않습니다. 수정 작업중이니 참고바랍니다. 연병장에서 바라본 벽암지 유격교육대 암벽오르기 교장 전경 (2000년 9월 사진 임영식기자)...
    Date2010.05.11 Category산악유격 By운영자 Views56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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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수색교육현장 - 수영의 한계에 도전하다

    해병대 공식블로그인 "날아라마린보이(http://rokmarineboy.tistory.com/) 2010년 8월20일 등록된 게시물입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무더위를 피하는 최고의 피서지는 바로 푸른 동해바다. 그리고 최고의 피...
    Date2010.08.20 Category특수수색 By슈퍼맨 Views7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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