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IBS로 불리는 고무보트가 바다 위에 떴다. 조교의 지시에 따라 모두가 힘차게 페달을 젓는다. 고무보트는 순식간에 해안에서 바다 한 가운데를 향해 힘차게 나간다. 물 만난 해병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고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다와 한 몸이 되어간다.
해병이 바다를 두려워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보트와 페달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라도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해병이다. 그리고 오늘, 진정한 해병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두가 힘차게 페달을 젓는다.
바다 한 가운데 모두가 집결했다. 훈련내용 및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교관의 목소리에 모두가 귀를 기울인다. 이제부터가 진짜 상륙기습훈련이다.
드디어 본격적인 상륙기습훈련 개시! 모두가 몸을 바짝 낮춘 자세로 조용히 페달을 젓는다. 적진에 은밀히 침투해야 하는 만큼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다.
드디어 해변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고무보트를 모래사장 위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고무보트를 옮기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장의 신호에 맞춰 모두가 힘을 모으자 둔중한 고무보트가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해병의 힘이다!
교관의 명령에 따라 고무보트에 구명조끼를 벗어든 해병들이 총 대신 페달을 잡고 낮은 포복으로 백사장을 가로지른다. 신발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달아오른 백사장의 열기가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된다. 하지만 해병들은 이렇게 뜨거운 백사장을 은밀하고 신속하게, 낮은 포복으로 이동한다. 숨 막힐 듯 뜨거운 열기에 숨쉬기도 쉽지 않지만 진짜 적진에 침투한 듯 훈련에 임하는 해병들의 눈빛은 매섭게 빛난다.
가상의 적진해안에 은밀히 침투한 해병들이 속속 백사장 한편에 집결한다. 만약 실제상황이라면 이제 이들은 적의 경계망을 뚫고 내륙 깊숙이 침투, 은밀히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물론 실제 작전은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되기에 이렇게 많은 병력이 한 곳에 모이지는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종일 계속된 고된 훈련의 피로가 말끔히 씻어낸다.
고된 훈련 중 잠시나마 꿀 맛 같은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훈련이 힘들었는지 해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통의 물을 들이킨다. 훈련 전 수통에 담은 시원했던 물은 무더운 날씨로 인해 미지근하게 변해있지만 입술까지 바짝 말라붙은 해병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충분하다. 이렇게 해병들은 물 한모금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한다.
잠시 동안의 휴식이 끝난 후 다음 훈련이 시작된다. 엔진이 부착된 고무보트에 분승한 해병들이 다시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간다. 이제 막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지만 훈련에 임하는 해병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해병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름만 해병이 아닌 진짜 해병이 되기 위해 오늘도 해병은 바다에 몸을 던진다. 해병에게 불가능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