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나에게는 오른팔이 있다” …한규택 해병대 상병
1950년 11월20일 해병대 제3대대 11중대는 평남 양덕군 동양리 지구의 보급로 확보를 위해 이 지역에 준동하는 적 패잔병들을 소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동양리 일대는 원산~평양 간 도로의 요충지로, 이곳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군의 군수물자 보급이 차단될 상황이었다.
그해 8월 해병 3기로 갓 입대한 한규택 상병(추서 계급)과 그의 동료들은 대대 규모의 북한군과 맞서 싸웠지만, 불리한 지형에서의 방어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소나기처럼 퍼붓는 적 기관총의 맹렬한 사격에도 한 상병을 비롯한 화기소대 대원들은 위기에 처한 중대의 철수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선두에 있던 한 상병은 이미 왼쪽 어깨를 부상당한 상태였지만, 적 기관총을 차례대로 명중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기관총을 격파하려는 순간, 적 탄환이 한 상병의 가슴을 관통하고 말았다.
한 상병은 치명상을 입고 피를 흘리면서도 “나에게는 아직 오른팔이 있다”고 외치며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자 했고, 그의 희생정신으로 11중대는 위기에서 벗어나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자신의 손에서 기관총을 놓지 않았던 한 상병의 투철한 군인정신은 많은 해병인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