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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해병여단 11중대 3소대 1분대장 배장춘 하사는 1967년 2월 14일 시작된 짜빈동 전투에서 고 조정남·이학현 상병 등과 함께 수훈을 세운 영웅이다. 적의 2차 공격이 시작된 다음날 새벽 4시 10분쯤, 2개 대대 규모의 압도적인 병력을 3소대 정면에 집중시킨 적은 소대 외곽 방어선을 돌파한 후 기지 내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해병용사들은 용전분투하며 밀려오는 적을 닥치는 대로 사살했다. 조명탄 불빛 아래 수많은 적의 시체가 소대 진지 주변에 흩어져있는 것이 보였다. 실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질 만한 여유도 없었다.

그때 소대장 이수현 소위는 현 위치에서 지휘가 곤란하다고 판단, 예비진지로 물러났다. 그러나 적 부대와 붙어있는 전방진지 용사들은 결코 물러날 수 없었다. 그들이 등을 보일 경우 적은 단숨에 중대본부까지 휩쓸어 버릴 기세였다.“죽기 아니면 살기의 결전”이었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적을 상대하는 3소대 용사들은 기관총·개인화기로 응사하다가 수류탄으로 맞섰다. 아군의 수류탄 세례를 뚫고 진지까지 접근한 적은 총검과 야전삽으로 내려치는 백병전이 한동안 계속됐다. 적은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동료들의 시체를 밟고 함성과 함께 진격을 계속했다.

특히 배장춘 하사가 지휘하는 1분대의 육박전이 치열했다. 배하사는 총탄·수류탄이 소진되자 야전곡괭이를 휘두르며 분전하다가 적의 수류탄에 부상당했다. 위기를 실감한 그는 무전기 스위치를 팔꿈치로 간신히 누르고 “우리 분대는 이제 마지막입니다. 끝까지 진지를 지키다가 모두 이 자리에서 죽겠습니다”고 비장한 결의를 보고한 후 소총과 유탄발사기를 배 밑에 깔고 교통호 내에 잠입한 적을 향해 흩어진 수류탄을 주워 던지며 혈투를 계속했다.그 광경을 목격한 선임하사 김준관 중사가 그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하자 배하사는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죽겠습니다” 하며 한사코 후송을 거절했다.

그러나 상황이 아무리 위급하더라도 배하사를 방치해 둘 수 없었던 김중사가 우격다짐으로 그를 중대본부로 옮겼다. 그러나 배하사는 중대본부에 도착한 후 곧 의식을 잃고 말았다.배하사가 쓰러진 후 3소대 병력이 거의 소진된 것을 인식한 중대장은 1소대와 2소대에서 1개 분대를 차출해 역습으로 3소대 지역을 회복하게 했다. 중대장의 명령에 따라 1, 2소대의 역습이 시작되자 적의 예기는 꺾기기 시작했으며 날이 밝기 시작했다.이어 화기소대장이 지휘하는 특공조가 공격을 시작하자 적들은 도깨비가 사라지듯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도망치기에 바빴다.

적들이 돌파했던 3소대 진지 곳곳에는 적의 시체가 즐비했고 AK소총을 비롯한 많은 적 장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제11중대가 증강된 1개 연대 규모의 적 부대를 격파하고 대승을 거뒀다는 사실과 함께 대원들에게 “나도 살아 있구나”라는 사실을 비로소 확인시켜 주는 순간이었다.확인된 전과는 적 사살 243명, 포로 3명 등이었으며 그보다 훨씬 많은 적들이 사살되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추정됐다.한편 11중대의 피해는 전사자 15명과 부상자 33명이었다. 전투가 끝난 후 정부는 배하사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전 중대원에게도 훈장과 함께 1계급 특진의 영예를 부여했다.
<최용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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